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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사랑하는 기술 - 물과 공기가 빚어낸, 우리가 몰랐던 하늘 위 진짜 세상
아라키 켄타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한 때 하늘을 올려다 보는 일이 적은 것 같아, 의도적으로 하늘을 많이 올려다보기로 했다. 인스타에 하늘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게 습관이 되어 틈만나면 하늘을 올려다 보곤 했다. 내가 하늘을 좋아한 것은 더 과거로 올라간다. 언제인지 어딘지 그리고 그때 봤던 하늘의 모습도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가족과 함께 남해안 어느 곳에서 캠핑을 하다가 올려다 봤던 밤 하늘, 그때 보았던 은하수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때는 그 기억에 별을 보는 동아리에 들려고도 했다. (후에 동아리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활동은 안했지만) 동아리 활동은 못했지만, 산 중턱에 있던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내려오며 바라보던 밤하늘은 당시 나에게는 늘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하늘을 많이 올려다 보았는데, 어느덧 세상속에서 삶의 굴레에 빠져 지내다 보니 하늘을 올려다 보는 일을 많이 잊어버렸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며 느꼈던 것은 매 순간 그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늘을 그냥 파란 하늘에 구름이 있는 모습과, 밤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모습만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몇 달동안 매번 하늘의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깨달았던 것은, 그 순간 순간의 하늘 모습은 단 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하늘은 아무리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시간에 가더라도 만날 수 없다. 바로 구름의 모습이 달라지니까. (구름이 없더라도 하늘 색이 다르고, 또 주위에 함께 담기는 풍경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매일 같은 장소를 지나가더라도 하늘의 다른 모습에 눈길을 던지곤 했다.
이 책 『구름을 사랑하는 기술』 은 하늘을 여러 모습으로 꾸며주는 '구름'에 관한 책이다. 물과 공기가 만들어 내는 구름. 그 구름이 꾸며놓는 하늘을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다. 대학교에서 대기과학을 타과 전공수업으로 들었던 적이있다. 이 책을 보면서 조금 그런 전공수업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내용이 꽤 전문적이어서 적잖이 당황했다. 가볍게 읽는 정도가 아니라 구름의 종류, 생성 원리부터 날씨를 읽어내는 방법까지 기상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저자는 심도 깊은 내용을 담아 구름에 대해 깊숙히 다가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어쩌면 부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많은 사진과 그림으로 알기쉽게 설명해 두어서 읽기 나쁘지 않았다. 책의 절반은 사진이나 그림으로 되어 있다. 사실 구름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늘 사진을 찍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시금 하늘을 보는 일이 줄었다. 가끔 예쁜 노을이 눈에 띄어 바라보거나, 일출이나 일몰을 보겠다며 시간을 특별히 내야 보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순간의 내 머리 위 풍경은, 내가 시간을 따로 내어 보러 갔을 땐 만날 수 없는 하늘임을. 늘 평소에 틈틈이 하늘을 마주하며 그 순간의 모습을 내 눈으로 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