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의 말 - 황무지에서 대성당까지, 절망에서 피어난 기묘한 희망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레이먼드 카버 지음, 마셜 브루스 젠트리.윌리엄 L. 스털 엮음, 고영범 옮김 / 마음산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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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앤은 체리를 포장해 번 돈으로 카버의 첫 타자기를 사줬다

힘든 시절 그와 두 아이를 버리지도 않았다.  

대학 졸업까지 십년 넘게 걸린대도.  


테스는 카버가 꿈꾸던 바다가 보이는 멋진 작업실을 선사했다.  

게다가 남자를 내버려둘 줄 알았다.  

대다수 여자가 잘 못하는.  


아름다운 메리앤 옆에서 태어난 카버의 유산들

키는 건 꼼꼼한 테스. 지금은 다른 시인의 아내.


술을 끊던 날 담배도 버렸다면 

그의 인생은 여전히 은총이 머물렀을까.  

남자로서는 범속했다, 카버.  

빛과 그림자. 그 둘 다 당신일테지만...



인터뷰 시기가 몰려 있어 반복도 많지만 카버 연보와 살피면 읽어볼 만하다. 창작에 대한 값진 내용 외에도, 서부 촌놈의 겸손과 한때 술꾼의 허세와 무책임한 가장의 변명도 드러난다. 

카버가 좋아하는 체호프가 이런 말도 했다고 고닉 할머니 책에 나오더라. "타인이 나를 노예로 만들었다 해도, 나 자신을 쥐어짜서 내 안의 노예근성을 한 방울 한 방울 뽑아내야 할 당사자는 바로 나" 라고. 리시를 묵인한 건 거래, 맞다. 이제 모든 게 드러난 마당에 그때 인터뷰를 읽으려니 괴롭군. 

그럼에도 시 창작에 대한 내용들은 좋았다. <우리 모두>를 다시 펴 찾아가며 읽었다. 그러다 판권에 저작권자가 테스임을 발견. 이런이런, 난 카버 재단쯤일 줄 알았다. 다시 두 여자를 생각하니 심사가 복잡해지려 하네. (아무래도 카버 전기는 못 읽을 것 같다. 드러누울 것 같음)

카버, 이만 책을 덮겠다.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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