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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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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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 장은영> 서평글📚

"누가 사과를 죽였는가."

고등학교 시절 독서동아리를 함께했던 동아리 부원들은 모두 각자의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혈액형으로 불리우던 A, B, O, AB와 햄버거를 좋아해 불린 '햄버거', 만년필을 모은다고 '만년필'.
그리고 그 동아리에서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하얀 피부에 발그스레한 볼을 가진 '사과'.

누군가 사과를 죽였다. 무슨 이유로? 사과는 자살한 줄만 알았는데.

오랜만에 마련한 술자리에 만난 그들은 즐거운 술자리를 가지며 이야기를 나눈다.
작가 지망생이었던 O는 자신이 최근 쓴 소설을 꺼내어 보여주지만,
스토리가 현실감없다는 소리와 함께 모두가 코웃음을 쳤다.
행복했던 술자리도 잠시, 모두에게 악몽과도 같은 현실이 펼쳐진다.

자그마치 4년이 지난 '사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었다니, 그럼 대체 누가 죽였다는 거지?

범인을 찾지 못하면 일주일 내로 모두가 죽는다.
회원들은 모두 웅성대며 각자의 머리를 짜내어가면서 살인범을 찾아 추리하기 시작한다.

모두가 범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모두가 범인일지도 모르는 상황,
알고있던 사람의 추악한 민낯들이 드러나는 순간 그들의 얼굴엔 경악과 공포, 배신감이 얼룩졌고
결국은 모두가 사과를 죽인 범인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마땅한 이유보다
확실하게 누구라도 사과를 죽일 명분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더욱 더 강하게 드는 현실만을 마주하게 된다.

절망감도 잠시, A는 B와 함께 서로가 어쩌면 사과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의식에서부터
어떻게하면 자신들이 빠져나갈 수 있을지를 머리를 굴려야 했지만, 결국 드러난 진실속에선
누구 하나 사과를 죽일 명분이 있었다는 것. 모두가 용의자였다. 그리고, 이곳에 살인범이 있다.

평생 사과를 증오하며 과거의 후유증으로 수전증을 앓게 된 채 꿈을 잃은 O와,
자신의 실험으로 인해 사과가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사과를 창문 밖으로 밀어버린 A,
사과의 오지랖과 다정한 말투에 괜한 이질감을 느꼈던 B와 사과가 사랑했던 AB,
사과의 처녀성을 뺏고, 가장 추악한 면을 드러냈던 회장과 사과가 죽이고싶어했던 또다른 사람, 만년필.
그리고 사과에게 고백했다가 가차없이 차였던 햄버거까지.

이들 모두에겐 충분한 범행동기가 있었다. 심증으로든 물증으로든 누구라도 사과를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계획했던 사람은 단 한명, 그 한명이 짜 놓은 판 속에 모두가 걸려 들어왔다.

처음엔 혼란스럽던 그들에게서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A와 B만 서로를 범인으로 강력히 지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밝혀진 증거속에선 그들의 생각 그 이상으로 끔찍한 민낯이 밝혀지고 있었다.

가장 먼저 살해당한 만년필, 그리고 자신들을 납치했던 황문교라는 작가.
두번째로 희생당한 햄버거와 세번째 희생양이자 뒤늦게 황문교 작가의 아들로 밝혀진 회장.
그리고 남겨진 A,B,O,AB.
이 중에 범인이 있다. 둘이서 번갈아 불침번을 서던 사이 O가 사라졌고, 다음날 목을 매고 자살한 O.
그리고 여지없이 B의 배를 유리조각으로 찔러버린 AB.

"아니, 뭔가 이상하잖아? 그럼.. 살인범과 공범의 수가 맞지 않아!"

비명을 지르고는 사라져버리는 AB와 둘만 남은 A,B. 둘은 서로의 범행을 자백하며 살인을 인정하는 듯 했으나,
곧이어 잔인하게 벽돌로 B를 내리쳐 살해한다. 이제 남은 사람은 AB. 어떻게 그 녀석을 죽여야 할까.
AB에게만큼은 나름의 연민이 있었던 A는 결국 그를 죽여야 함에 씁쓸함을 삼켜내지만
그런 A를 찾아온 누군가가 있었다. 복면을 쓰고 우비를 입은 채 나타난 O. 죽은줄 알았던 O가 돌아왔다.
한손엔 칼을 들고 자신이 모든것을 계획했다고 사건을 자수하며 읊어주는 O.

그런 O에게 죽을 뻔 하던 A를 살려준 것은 결국 AB였다.
모두가 죽고 단 둘만 남은 이 상황에서 AB는 모든 사실을 A에게 설명하는데...

그 모든 사건을 일으킨 단 사람은 병원에서 피해자인 것처럼 마지막 생존자라는 타이틀을 안고 세상으로 나온다.
그는 범인이지만 범인이 아니었다. 세상에 남은 유일한 생존자 였을뿐이지.

결코 상상하지 못한 반전감 있는 스릴을 경험하고 싶다면?
모두, <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를 주목하자. 범인은 이 안에 있을테니까.

이상,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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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지민석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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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미루지 않기로 해요."

지민석 작가님의 이 글 안에는 아주 오래전 내가 겪었던 안좋았던 버릇들이 들어있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분명하게 그 때의 내가 많이 힘들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위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1. 삶이 동화 같진 않아도 내 삶이 그리 싫진 않아
+2. 지속하기 위해 멈추는 관계의 지혜
+3. 무사히 오늘을 살아낸 당신에게

이 세가지 목차 안엔 정말 버릴 말들이 단 한구절도 없었다.
철저히 모든 문장들이 위로로 와닿았고, 그 시절 나를 다시끔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중 가장 위로가 되었던 글귀들을 발췌해보려 한다.
-
*p.40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남이 나의 장점을 발견할 때가 아니라
내가 나의 장점을 발견할 때 자존감이 높아진다.
타인의 평가에 기대지 말고 내가 나에게서 좋아하는 면을 계속 찾아야 한다.
그러니 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자주 자신을 칭찬해 주길 바란다.
'쉽게 지나간' 하루는 없다. 이 하루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 당신은 분명 애를 썼다.
짧게라도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결코 평탄하지 않았을
오늘 하루를 보내느라 고생했다고 스스로 다독여주자.
그 시간 끝에서 언제나 내가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p.63-65 [존경받는 사람의 특징]
1. 자립심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끝까지 완수한다.'

2. 예의 (약자에게 지키는 예의)
약한 사람과 마주할 때 무심코 실례를 저지르지 않도록 더 세심히 자신을 경계하는 것.
비굴한 친절이 아닌, 절제되고 단련된 예의를 아는 것.

3. 무관심
'건강한' 무관심을 아는 사람들. 오직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세우고 실현하는 것에 집중함.
남 얘기로 허기를 채울 시간에 자기 삶을 한번 더 돌아본다.

4. 자기계발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을 가꾸려 노력하는 것.
자신을 가꾼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티가 나기 마련이다.
이들은 결국 자신의 삶의 중심을 스스로에게 두고 살아간다.

*p.126 [사랑할 용기]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아무리 값비싼 금은보화를 내어줘도 사랑하는 마음을 살 수는 없다.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그 어떤 감정과도 견줄 수 없는
특별한 마음이 마법처럼 내 안에서 시작된 것이다.

*p.134 [사랑이 지나가더라도]

한번 상처받았다고 다음 연애까지 망칠까 두려워 지나치게 전전긍긍하지 말자.
다가올 사랑에 조바심을 느끼며 애를 태우기보다 나는 당신이 마음의 여유를 갖기를 바란다.
(중략)
누군가와 함께해서 빛이 나는 게 아닌, 혼자 있어도 빛이 나는 사람이 되도록 먼저 노력한다면
그 빛을 알아보는 사람이 함께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나를 가꾸고 사랑할수록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눠받았던 체온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더라도
그 따뜻함에 안도했던 기억은 가슴 어딘가에 남는다.
그리고 다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
나도 상대에게 온기를 나눠줄 수 있는 용기가 된다.'

*p.138 [외롭다고 사랑하지 말 것]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공허하기 마련이다.
(중략)
안정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결국 나에게 잘 맞고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이 찾아온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좋은 시기에, 좋은 사람에게 좋은 사랑만 주고받기에도 부족한 당신이니까.

*p.161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사람]

함께할 때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사람.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자주 웃음 짓게 해주는 사람.
(중략)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이 밖에도,
*p.171-173 *p.189-190 *p.216-217 와 같은 글귀들이 있다.

가장 마지막에 적은 페이지는 이 글의 본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만큼 마지막까지 위로를 주는데,
'아픔을 쉽게 허락하지 말 것. 누구에게도 상처받을 필요는 없으니까.' 라는 글귀가 적혀져 있다.

어느 순간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고, 언제나 많은 것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지민석 작가님의 <누구에게도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를 통해 위로의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

이상,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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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글 #서평책 #오드림2기 #에세이 #신간 #책추천 #스튜디오오드리 #지민석 #지민석작가 #너의안부를묻는밤 #나는당신이아픈게싫습니다 #베스트셀러 #누구에게도상처받을필요는없다 #달빛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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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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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에게나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나 자신이 충분히 나를 사랑할 수만 있다면야."

밀려오는 사회생활의 압박, 나를 갑갑하게 하는 사람들. 상처를 주는것을 당연히 알아채지 못하는 가족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그 모든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 어느샌가 웅크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하고싶은 말이 있음에도 참아야 하고 스스로를 조금 더 낮춰가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채로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마음의 고민을 잔뜩 감싸안은 채로 그렇게 나 자신을 고립되게 만드는 인생의 패턴.

하지만 이평작가님께서 집필하신 이 책안에선 모두에게 친절할 필요도,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없다고 적혀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나 자신만이 나를 믿어주기만 해도 나는 스스로에게 충분히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 뿐더러

누군가의 앞에서든간에 자신감을 잃지 않는 '당당한 나 자신으로써 사는 나를 위한 삶' 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목차로 총 챕터를 세가지로 구성했는데,

+프롤로그 - 나부터 사랑하는 연습
+챕터 1 - 불필요한 관계를 버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챕터 2 -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챕터 3 - 다가가는 마음, 물러서는 용기
+에필로그 -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아

위와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읽는 내내 마음에 머무는 글들이 몇개가 있었는데. 적어보도록 하겠다.

*p.75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6_ 무조건 착하게, 다정하게, 진실하게만 살지 말 것] 에서 발췌.

만만한 호구와 따뜻한 호인을 혼동하지 말자.

'착함'은 그에걸맞는 인격을 갖춘 사람에게만.

'친절함'은 호의를 잘 베풀 줄 아는 사람에게만 드러낼 것.

상대에 따라 선택적으로 '착하고 다정하고 진실하게' 대하도록 노력하자.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려 애쓸 필요는 없다.

-

*p.193-194 [나는 너를 만나 더 좋은 사람이 된다, 2_ 작은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 에서 발췌.

한 동네에 살면서 부담 없이 자주 만나 옆자리를 내어 줄 수 있는 사람,

추운 겨울에 주머니 속 깍지 낀 손, 호호 불어 먹는 붕어빵, 아늑한 분위기의 적당한 취기,

영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빔 프로젝트가 비추는 분명한 행복.

그렇게 모든 것을 빠짐없이 추억하는 사람을 만나자.

-

*p. 195 [나는 너를 만나 더 좋은 사람이 된다, 6_ 운명처럼 잘 맞는 사람] 에서 발췌.

마치 소울메이트 처럼 마음이 잘 통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공감대가 많다는 것은 사랑이 불타오르는 시기가 끝났을 때 편안한 친구 사이처럼

사랑을 유지시켜준다. 그렇게 취향이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의 가치관을 존중할 뿐 아니라 이를 공유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

이와 같이 나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좋은 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서 사랑받는법에 익숙해지는것도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중에 하나라는것. 또 있는 그대로 내가 원하는 것에 빠질 줄 아는 용기.

나를 나태하게 방치하지 않을 줄 아는 용기. 무엇이든지 나에게 있어 가능할거라는 믿음을 품고 사는 용기.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나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해주고 있다. 우리도 언제나 우리가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를 늘 불안해 할 때가 많지만,

분명히 그곳은 잘 가고있는 길이 맞을거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찬란한 앞길에 당신과 당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차게 나아가면서

또다른 당신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당신을 닮아가려는 사람들이 가득한 그 세계로 넘어가면서 더욱 빛나게 될

당신의 그 어느 미래의 한 켠을 비춰줄 단비같은 위로로 오늘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모든 시간에 자신이 잘 하고있는지 또는 삶에 지쳐 힘들어 웅크려 있는 그대들에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로 나 스스로를 사랑해보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은 어떨까.

이상,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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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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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양의 모던과 깔끔함을 추구하는 에드가 오.
그가 간만에 찾은 경성의 모습은 씁쓸함 그 자체였다.

비록, 모던한 집과 화려한 방을 꿈꾸긴 했지만 그것은 상상에서 그쳤을 뿐.

하지만 은일당에서 머물게 되면서 그 슬픔이 어느정도는 가라앉았다고 할까.
자신이 퍽 만족을 느낄만큼의 모던함이 서양적인 분위기가 이곳엔 있으니까 말이다.

은일당의 모녀에게 딸아이 '선화'의 영어교사를 자처하며 하숙비를 과외비로 대신한다는
딜을 하고 은일당에 하숙하게 된 에드가 오.

자신의 이름이 이상하다고 묻는 선화에게 에드가 오는 장대한 연설을 시작한다.

조선이 망하게 된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과거 조선이 서양의 문물을 본격적으로 접할 기회가 왔을 때
그들을 배척한다는 어리석은 판단을 내렸고 그 결과 서양 문물을
받아들인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중략)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자명하다.
조선인이라면 마땅히 낡은 조선의 것 대신 서양의 발달한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이름부터 서양식으로 사용하기로 하여, 조선 이름을 버리고
'에드가 오' 라는 이름을 가지기로 하였다.
덧붙여서 에드가란 이름은 미국의 문화가 '에드가 알란 포' 에게서 따온 것으로,
자신을 제대로 부르려면 '에드가 알란 오' 라고 불러야 마땅하나
'에드가 오' 라고 불러도 상관이 없다.

이와 같이 그는 서양의 문물을 사랑했다. 모던뽀이와 같은 별칭으로 불릴 만큼.

그런 그가 어느날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깜빡 잠이 들 때에,
그의 인생이 바뀔만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대체 내 페도라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자고 일어나니 함께 술을 걸쳤던 친구들은 온데 간데 없거니와
아끼던 영국제 페도라마저 사라지다니. 이 무슨 황당한 경우란 말인가!

에드가 오는 페도라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가며 선화의 말마따나
혹 친구녀석들이 술값으로 페도라를 가져간 것이 아닐까 염려하며
서둘러 발길을 옮겨 같이 술을 걸치던 친구 둘중 하나인 권삼호의 집으로 가지만

그곳에선 끔찍하고도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나 있었다는 것.

누군가 도끼로 권삼호의 목을 내리쳐 죽인 것이었다.
그런데 그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게 된 억울한 페도라의 주인인 에드가 오.

살인사건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그가 일본 순사에게 취조를 받게 되었을 때에 또다시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다시 일어나고
그는 풀려났지만 두번째 살인사건에서 자신의 페도라가 피묻은 증거품으로 밝혀지며
결국 자신의 페도라는 돌려받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에드가 오는 결심한다. 탐정이 되어 이 상황을 풀어가고 말리라!

명탐정 셜록 홈즈처럼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신문을 뒤적이고
은일당의 선화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하나 하나 실마리를 꿰어가는 그는
유일하게 은일당의 일을 봐주고 있는 영돌아범과 함께 사건이 벌어진 장소인
용구시장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두번째 피해자인 이창수라는 사람의 이야기와
그에 따른 연계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파헤쳐가며 사건을 풀어가게 된다.

마지막 종지부는 선화가 잠시 '에드가 오' 의 이름을 빌려서 사용하게 해달라고 하며
범인을 밝혀지게 되는 마무리로 끝나가는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사라진 페도라의 행방>은

일제강점기 시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상과 그 당시의 분위기와
나라를 파는 자와 지키려는 자와 그곳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영위하려는 자와
여러가지 사람들의 생활상이 조금씩 드러나 있고 그당시 불법속에서 많은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도 분명 반드시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려주며 어두웠던 우리나라의 그림자같은 배경을 보여준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잘 녹여낸것도 재밌었지만
그 안에서 모던이라는 것을 지키려 부던히 노력했던 에드가 오가
결국에는 탐정으로 변모하는 과정까지 디테일한 재미들과
은일당의 딸 선화라는 캐릭터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인물이라는 것에 대해
읽어가는 과정들이 조금 더 흥미진진했다고 생각한다.

"옛것이 없어진 건 슬픈 일이지만 새로운 것이 생기는 건 기쁜 일이지."

그 시대의 사건을 함께 풀어가고 싶다면,
그대, 1929년의 은일당으로 함께 가보는 것은 어떠한가?

이상,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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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스타그램  #서평글 부크크 #부크크오리지널 #1929년은일당사건기록 #사라진페도라의행방 #무경 #추리소설추천 #범인은누구일까 #달빛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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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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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에 마지막 날이 정해졌을 때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살 줄 알아야 합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어느 순간 우리가 시한부 인생이 된다면 어떨까.
영원하게 살 것 처럼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며 우리는 살아 갈 수 있을까?
어쩌면 그동안 하고싶었던 진실한 이야기들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짚어보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기나긴 여정을 떠나고자 할 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삶을 마감하는 여러가지 케이스의 환자들이 나온다.
죽음을 앞둔 채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조개캐기에 나선
식도암 말기의 시게미씨의 용기 있는 사투와 찬란했던 하루의 아름다운 선물들.

그리고 세상에 둘도 없을 췌장암 말기의 로맨티스트 시노자키씨와 미쓰코 부부.
죽는 마지막 날까지 서로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반면에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결국은 비극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도 보여진다.
척수경색으로 24시간 내내 고통을 멈출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나카야마씨는
결국, 마지막엔 사랑해주는 모두가 떠나간 채 양친의 집에서 목을 매고 자살한다.
그때까지 그가 묻는 질문의 끝은 늘 이런 질문이었다.

"이런 나한테, 사는 의미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흥미로운것은 살아가면서 간병인과 의료인, 그리고 환자의 합과
그 모든게 맞아떨어지는 기가막힌 타이밍들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환자의 의지만큼이나 맞는 간병인도 반드시 필요하고 그게 가족이면 더할 나위 없다는.

이 책 안에서는 '재택 의료' 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말 그대로 병원이 아닌 집에서 남은 기간을 요양하며 의료진들의 케어를 받고
자신의 마지막 날까지 있는 힘껏 살아보는 의미를 담고있다.

모든 이들의 응원과 하나같은 공동체의 팀워크 속에서 환자는 살아가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이 저자 사사 료코 작가의 할아버지의 '완벽한 생을 마감하는 법'에 이은
어머니의 병증 락트인(감금) 증후군을 알고나서도 여전히 어머니를 사랑하고 변함없이 곁을 지키는
작가의 아버지의 모습에서 정말 사랑이라는건 한계치라는것이 없는 거구나.
온 책임을 다해 이 사람을 최선을 다해 사랑해 준다는 것이 과연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지만
이분은 그걸 해내시는 분이셨구나 생각하면서 다시한번 여러번 감탄을 토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재택의료에 힘썼던 의료진 중 하나였던 모리야마씨가 췌장암 4기인 말기판정을 받고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를 모두 담은 것이 <엔드 오브 라이프>의 마지막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사람은 어쩌면 돈도 명예도 지위도 필요없고
마지막으로 가장 먹고 싶은 것과 가장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가장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
살아가는 마지막을 가장 빛나게 마무리 하는 것이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똑같은 고통을 느끼며 죽음의 다리를 건너가는 과정을 겪지만
결과적으론 그 안에서 그 시간의 일분 일 초를 정성스레 의미있게 사용하느냐 아니면,
남은 생의 시간을 욕심으로라도 한탄하며 늘려보려 허비하느냐에 따라
죽음이 삶의 말끔한 마무리가 될 수도, 비극적인 말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책 안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약속한 만큼의 명줄을 살아가요.
그걸 애초부터 사람은 인공적으로 늘리고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 부터가 오만인거지.
있는 그대로, 그 생의 마지막까지 인정하고 살아가는 것이 진짜 죽음을 대비하는 행동일텐데 말예요."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마지막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이와 같은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까?
당신과 나, 우리는 생의 마지막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수 많은 것들중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한번 되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삶의 회의감이 들고 후회하는 순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다시한번 죽음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쩌면 이 책은 알려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신은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는 중입니까?

이상,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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