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삶은 행복한가?
내 주변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가?
혹, 나 혼자만 행복하고, 사랑받고 있다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행복한 가정의 현명한 아내, 모범적인 어머니로 사랑받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사는 조앤......
하지만, 그녀가 애써 아니라 부정하고 상상이라 치부한 모든 것들이 사실이고, 진실이었음을....
예기치 않은 고립이 그녀에게 진실을 종용하고,
현실 직시와 화해, 변화의 기회를 주었지만
결국 돌아온 현실에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철저히 외톨이다.
그녀만 그 사실을 모를 뿐......
아니, 모른 척, 아닌 척 할 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 역시 하루에도 열두번씩 삶의 긍정적 다짐을 하지만,
반나절만에 다시 열두번의 좌절을 끌어안는다.
그게 사람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란 필명으로 발표한 비추리소설 6권 중 한 권인 이 책....
비록 모르고 빌렸지만, (그리고 큰 기대 없었지만)
추리소설만큼이나 빠른 전개와
나름의 반전(?)이 재밌었던 소설이었다.

애거서 이 할머니.......
예사 분이 아니시다.

▶️ "하긴 세상이 그런 거지. 붙어 있어야 할 때는 그만두고, 내버려두어야 할 때는 매달리고. 한순간 인생이 너무나 멋져서 이게 현실일까 믿기지가 않다가, 이내 지옥 같은 고민과 고통 속을 헤매고! 상황이 잘 풀릴 때는 이 순간이 영원할 것 같은데 — 그런데 그렇지가 않지 — 나락으로 떨어질 때는 이제 절대 위로 올라가 숨쉬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잖아. 그런 게 인생이잖니?" -p.25-

▶️기차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앤은 머리를 차창 안으로 움츠렸다. 로드니는 손을 흔든 뒤 몸을 돌렸다. 그녀는 충동적으로 다시 한번 몸을 창밖으로 내밀었으나, 그는 이미 플랫폼을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눈에 익은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앤은 자기도 모르게 전율했다. 그의 뒷모습이 갑자기 젊어진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고개를 똑바로 들고 어깨를 펴고 걷고 있었다. 그 모습이 조앤에게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p.74-

▶️"오, 조앤, 이러지 말자고. 우리가 아이들한테 어떤 일을 하는지 생각해봐. 우린 아이들에 대해서 뭐든 안다고 생각하잖아. 온전히 우리 손아귀에 잡힌 무력하고 어린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알고 있다는 듯 굴지."
"당신은 그 애들이 자식이 아니라 노예라도 되는 것 처럼 말하네요."
"노예 아닌가? 우리가 주는 음식을 먹고 입혀주는 옷을 입고 시킨대로 말하는데! 그게 아이들이 지불하는 보호의 대가 아닌가?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매일 자라서 자유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지." -p.108-

▶️당신은 외톨이고 앞으로도 죽 그럴 거야. 하지만 부디 당신이 그 사실을 모르길 바라.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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