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할머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나라 요시토모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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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가 죽었을 때, 내게서 평범한 세계는 사라졌다."



나는 무언가에 한번 꽂히면 
질릴 때 까지 하는 버릇이 있다. 
물냉면이 그랬고, 
자갈치과자가 그랬고,
김건모의 노래가 그랬고,
요시모토 바나나가 그랬다. 

'키친'이란 소설을 읽고
요시모토 바나나에게 빠져
그녀의 소설을 사모으고, 읽고 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연달아 읽다보니 
그녀의 글쓰는 패턴이 보이고,
그 소설이 그 소설같은 느낌이 들어
결국 4권째인가 5권째인가에서 관두었었다. 

오늘,
집 바로 옆의 작은 도서관에 가게 되었다. 
호박군 책 읽을 동안 
얼른 읽을 수 있는 얇은 책을 고르다
다시 그녀를 만났다. 

'키친'을 처음 읽었을 때 처럼
그녀는 조분조분하고 차분하게 다가왔고
나는 그 익숙한 편안함에 다시 빠져들었다. 

짧은 소설 속 아르헨티나 할머니처럼 그녀는
낯설지만 편안하게 나를 안심시키고
나긋한 말투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책을 덮고 나니
내 맘 속에 작지만 탄탄하고,
비슷한 톤의 색유리창이 반짝이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건물이 지어졌다. 
방방마다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들이 쌓여있고,
옥상엔 은은한 파스텔빛 만다라 모자이크가
영원히 오늘이 계속되기를 염원하듯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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