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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ㅣ 나의 첫 만화책 - 새만화책 2
에리히 오저 지음, 윤경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 아버지와 아들을 접한지도 10여년이 흘렀다.
내가 본 것은 가톨릭 계 출판사에서 나온 5권짜리 작은 소책자 형식의 책이었다.
이 만화를 볼 때마다 첫번째로 생각나는 것은 당연히 우리 아버지.
내 어린 시절 7-80년대, 아버지는 외항선의 선장으로 일하셨기에 한번 일하러 나가시면 1년 가까이 집에 오시지 못했다.
그러니 아버지와 나는 만화 '아버지와 아들'의 내용처럼 살갑게 같이 놀고, 때로는 서로 미워하기도 하고, 가끔은 아버지가 내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는 그런 경험이 거의 없다.
그래도 이 만화를 보면 이제는 늙으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두번째로 생각나는 것은 나치의 폭압에 자살한 작가.
모르고 읽으면야 별 생각없이 재미있는 만화로 그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나치에 의해 요주의 인물이되어 감시받다가 결국 자살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단순히 읽고 지나칠 수가 없다.
아버지와 아들의 순진무구한 만화 컷 사이로 불온할 수 없는 만화가 불온한 만화가 된 것을 못견뎌한 작가의 고통과 나치에 대한 두려움이 자꾸 떠올랐다.
가끔 이 만화를 뒤적이다 눈시울이 시큼해져서 빨리 덮어버리곤 했다.
100억불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평생 고생한 아버지와 전체주의의 벽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