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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격수의 고백 - 세계 경제의 뒷무대에서 미국이 벌여 온 은밀한 전쟁의 기록 ㅣ 경제 저격수의 고백 1
존 퍼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 2005년 4월
평점 :
6/12 KBS 스페셜은 우즈베키스탄의 유혈사태 및 중앙아시아 지역의 민주화 바람과 그 배경을 분석하였다. 결론은 친미정부에서 일어난 자유화 운동은 철저히 탄압되고 친러 정부에 대한 민주화 운동은 성공적으로 혁명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모든 사태에 미국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으며 결국 중앙아시아 지역의 석유 자원때문이라는 것이다.
KBS 스페셜이라고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중요 정치적 사태의 뒤에 모두 미국이 있다는 식의 음모이론도 마땅치는 않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이 책이 뇌리에 떠오르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미국의 자본에 의해 카스피해와 지중해를 잇는 대규모 송유관을 건설했다는 이야기, 친미 독재 정부에서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국민들, 미국에 친하지 않은 정치지도자는 승리하기 힘들다는 것, 친미독재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인의 암살사건, 소로스의 돈으로 만들어진 재단의 활동들. '경제저격수의 고백'에서 이야기한 것과 다른 것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몇몇 중요인물들의 이름 뿐이지 않은가. 이 책은 아직도 현재 진형행인 것일까?
우리는 어떤가. 현 시점에서 우리는 분명 우즈베키스탄 국민이나 몇몇 중남미 국가의 국민보다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다. 몇 번에 걸쳐 민주적인 정권이양이 있었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잘사는 나라에 속하게 되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혜택이 석유와 같은 중요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게 군사기지용 땅을 몇군데 빌려주는 것만으로 크게 간섭받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미국의 비호아래 행해졌던 박정희 대통령의 개발 독재 속에서 그나마 개발은 이루어졌기 때문일까?. 어쩌면 우리 국민의 철두철미한 반공의식과 친미 성향을 평가하고, 등따시고 배부르게 되었으니 민주화 시켜줘도 되겠다고 누군가가 판단한 것은 아닐까?
음모이론은 어리석다. 하지만 이 책은 음모이론에 대한 책이 아니라 현실과 경험을 기술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현재의 세계와 우리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