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 - 발칙한 남자들의 위험하고 도발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더 게임 The Game
닐 스트라우스 지음, 한정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 내 10대의 작은 꿈은 예쁜 소녀를 만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모로 보나 터프가이도, 미소년도 아닌 평범하고 주눅든 고삘이에게 그 꿈은 작은 꿈이 아니었다. 크나 큰 벽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환타지 소설로 분류한다. 촌구석 시골 소년에게 갑자기 나타나서 추파를 던지는 세련된 서울 소녀라니. 강원도 산골짜기 논 몇마지기 값이 어느날 아침에 강남 아파트 값이 되길 바라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20대에 들어서도 여자들과의 관계라는 것이 고작 같은 과친구나 동아리 친구들이었다. 정말 다들 좋은 친구였기에 '고작'이라는 말을 써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정은 남자들과 이미 충분한 상태였고 여자와는 좀 다른 관계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에 굳이 이 말을 쓰고자 한다. 남녀관계에서 우정이 가능하냐 아니냐가 논쟁거리가 되곤 했는데, 내 경험상으로는 분명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과의 우정에 관심도 없고 만들 필요성도 못 느낀다. 우정이 다 그렇지만 남녀간의 우정도 주어진 외적환경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자와 친구관계가 되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남자는 대부분 연애관계로 발전하기 싫거나 연애관계에서 격하시키고 싶은 사람이다.

어쨌거나 주어진 환경과 남자로서의 존재감이 전혀 없는 외모 덕에 나는 여자들이 정말 스스럼 없이 대하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자 과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나의 여자관계에 획기적인 개선을 가져올 수 있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당시 영화 '9 1/2 weeks'에 대한 여자들의 평이었다. '9 1/2 weeks'는 믹키 루크와 킴 베신저가 나오는 상당히 에로틱한 영화로서 당시 엄청난 센세이셔널을 일으킨 영화였다. 여자들은 영화의 하반부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상반부에서 믹키루크가 킴베신저를 유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여자나 동의하기를 그렇게하면 안 넘어갈 여자가 없겠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자극 받은 나는 영화를 비디오로 구해서 찬찬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믹키 루크의 매력에 대한 여러가지 요소를 파악했다. 그 요소들을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내가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 수 없는 것과 또 하나는 흉내라도 낼 수 있는 것. 미남, 훤칠한 키, 잘나가는 주식 중개인이라는 직업 등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전자에 해당하므로 포기하였다. 그러나 세련되면서 고상한 옷차림, 선한 미소, 유머, 자신감, 낭만적인 장소에서의 데이트 또는 지루할 사이가 없는 파격적인 데이트 등은 후자에 해당되었다. 분명 이런 것들은 시간, 돈, 노력을 들인다면 어느 정도는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믹키루크의 1/10만 따라가도 더 바랄 것이 없었다. 킴 베신저의 1/10정도만 되는 여자를 만나도 엄청난 대성공 아닌가(아니 1/20인가...)

중간과정 생략하자. 나는 지금의 처를 만나 내딴에는 믹키루크의 미소와 다정함, 충격적 이벤트를 마구 쏟아부어 결국 사랑하게 되었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나는 내 처가 킴 베신저의 절반은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제를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여자를 유혹할 때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며 노력과 약간의 투자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여자를 수단으로 만 볼때에는(건강하지 않은 인간관계) 권태, 허무, 염세가 찾아오게 되고 잘못된 인간관계를 만들게 되며 그 해악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나는 이 두가지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전자는 멋지게 부곽시켰으나 후자를 제대로 강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세상에 타고난 선수들이 있다. 그 들이 정말 이 책에 나오는 그러한 기술들을 쓰고 있는 것을 실제로 보았다. 그 들은 배우지도 않고서 그 기술들을 쓴다. 그러나 그런 기술을 사용하는 것 보다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여러 여자를 만나는 것이 더욱 놀랍고 존경스럽다. 여자를 한 두명 만나고 헤어지다보면 정말 괴롭고 힘들다. 헤어짐으로 인한 시간적, 경제적 타격도 무시 못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적 타격이 엄청나다. 범인들은 빨리 한 여자를 만나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내가 그런 사람들을 보고 내린 결론은 그 사람들은 정말 모든 여자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 여자들에게 하나같이 그와같은 정성을 쏟을 수 있을까. 처음 한 두번을 만나서 좋은 인상을 주고 재미있게 지내는 것은 쉽다. 그 이후 여자와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 다음부터는 진실된 마음, 진정한 사랑이 없다면 유지할 수 없다.

고뇌하는 청년들에게 이책을 꼭 권하고 싶다. 꿈을 가져라. 당신은 멋진 남자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책을 읽고, 모든 영화를 보고(내가 권하는 '9 1/2 weeks'도),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서 당신이 좋아하는, 당신의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 당신에게 푹 빠지도록 만들어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책에서 나오는 것과는 달리 여자를 만나는 데 있어서 연습이란 없다는 것이다. 만나는 모든 여자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자를 진정 사랑해야만 그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서평단으로서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준 알라딘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다음에도 계속 서평단으로 뽑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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