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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나는 내 몸 혁명
알레한드로 융거 지음, 조진경 옮김, 이상철 감수 / 쌤앤파커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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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에게는 믿기 힘든, 혹은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
어떤 사람에게는 상식.


병원에 가서, 내가 생식과 유산균으로 병을 고쳤다_라고 말하면 의사는 무척 곤란해 하며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한다. 의학계에서는 일정한 형식의 실험을 통해 증명된 연구결과가 있기 전에는 그 인과관계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서양에서는 아직도 한의학의 침술을 미신이나 미용시술 정도로 여기고 있다.
그런 원칙은 나름대로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서양의학은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본다.

어딘가 부러졌거나 찢어졌을 때는 잘 고쳐주겠지만 현대인을 괴롭히는 대부분의 질병_암, 각종 성인병, 알레르기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등은 병원의 방식으로는 절대 고칠 수가 없다. 잠시 눈에 보이는 증상을 완화시켜줄 수는 있겠지만.

체험담을 쓰자고 들면 책 한권을 쓸 기세니 그 쪽은 접어두고, 아무튼 나는 디톡스요법의 놀라움을 직접 체험한 사람이고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체험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누구보다도 가공식품류를 좋아하고 즐겨먹었던 나도, 그것을 끊어야 겠다는 특별한 각오가 있지 않았어도 몸속의 독소가 배출되면서부터 정말로 그것들이 먹고싶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그 맛있는 과자를, 콜라를, 햄버거를 죽어도 못보내 하며 눈물 지을 필요는 없다. 몸이 자연스럽고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고 건강한 음식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될 테니까.

병원에서는 '스트레스성'이라고 밖에 말하지 않는, 그러니까 '아직은' 진단명이 나오지 않는 질병들이 많았다. 만성적인 빈혈, 두통, 체증, 성인여드름, 저혈압은 물론이고 버스정류장에 서거나 횡당보도를 건널 때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매연에 민감했으며 몇번인가 길이나 지하철에서 픽픽 쓰러진 일도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은 그대로 두면 늦든 빠르든 필연적으로 여러가지 성인병에 걸릴 것이며 그제서야 병원에서는 내 병에 이름을 붙여주고 치료를 하겠지. 물론 절대로 치료되지 않은채 병원의 종신고객이 될 운명이었다.

나는 운이 좋아서 아직 젊고 아직 크게 잘못되지 않았을 때 그 수순을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암이나 당뇨병에 걸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듯이 사람의 몸이 병에 걸리거나 혹은 건강하게 사는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병을 고칠 수 있는 건 의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유난스러울 것도, 의심스러울 것도 없다.
우리는 동양인이고 인체의 매커니즘이 정신적인 부분까지 하나하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안다.
미국인이고 의사인 저자가 그 사실에 깜놀(*깜짝 놀람)하여 거창하게도 책을 썼는데, 서양식으로 먹고 서양식으로 생활하고 서양식 병원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삼스럽고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이 또한 아이러니다.

그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몸이 독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영양학, 해부학적 관점으로 의사답게 설명하기 때문에 요즘 세상에 기(氣)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보다는 아메뤼칸 스타일인 우리들에게 보다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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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배트 1
우라사와 나오키 글.그림, 나가사키 다카시 스토리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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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사와 나오키라는 거장에 대한 믿음으로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많은 기대를 하곤 하는데, 놀랍게도 그의 작품은 언제나 기대 이상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 또한 아주 흥미진진해서, 앞으로 스케일이 어디까지 커질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패전 직후의 일본, 그 혼란스러운 시대에 어떤 살인사건에 휘말린 주인공 케빈 야마가타는 어쩌면 살인보다 더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 듯 한데 그 음모의 한가운데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박쥐의 정체는 아직 알 수 없다.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가 너무나 기대되며, 또 하나의 대작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어서 만화팬으로서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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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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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의 반대말은 '일work'이 아니라 '우울함(depression')이다.  
  p.183

  어린 시절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새로운 놀이를 찾아가며 놀고 또 놀았는데, 어른이 되고 경쟁에 내던져진 후에는 '논다'는 일에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려고 해도 타당한 실용성이 없으면 모두 시간낭비라고 여기며 '쓸모있는' 활동만을 해야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런 경직된 삶의 결과는 약간의 우울증과 세상 모든 것이 가치없게 느껴지는 죽을듯한 지루함 뿐이었다.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면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 의하면 놀이는 인간과 동물의 생존과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놀이의 결핍이 가져오는 극단적인 결과는 우울증 정도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과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말이자 새로운 발견을 예고하는 말은 '유레카!'가 아니라 '재미있는데?'입니다.

 
  p.204

   그렇다고 먹고사니즘을 내려놓고 마냥 놀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일도, 인간관계도 얼마든지 놀이가 될 수 있고 즐거움을 느끼며 일할 때 일도 더 잘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있다. 온라인게임 중독이나 도박, 남을 괴롭히는 것 등은 '놀이'가 아니다. 불행하게도 놀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찾게 되는 도피처일 뿐이며 그런 것은 삶을 행복하게 바꿀 수 없다. 

   바늘구멍 뒤에 있는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향해 피를 토하며 달리는 어른들과 그런 어른이 되기 위해 놀이를 박탈당한 아이들에게 놀이를 되찾아 주어야만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PLAY,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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