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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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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배에게서 들은 말이 있어요. 호텔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걸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요."

"가면......"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 해요. 결코 그걸 벗기려고 해서는 안 되죠. 어떤 의미에서 손님들은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으시는 거니까요."

- 94쪽

 

호텔이라는 공간은 '집이 아닌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것만으로 묘한 설렘을 안겨 주고, 그래서인지 괜스레 '화려함', '일상 탈출' 이런 말들이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호텔을 배경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니!

닛타 코스케 형사는 연쇄 살인 사건의 다음 장소로 예고된 도쿄의 한 고급 호텔에 호텔리어로 위장 잠입하게 되는데, 그의 트레이닝을 맡은 호텔리어 나오미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게 된다.

이야기의 커다란 축을 이루는 연쇄 살인 사건의 해결 과정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닛타와 나오미 콤비의 활약, 사건과는 큰 관계 없지만 다양한 손님들이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자잘한 재미를 선사하면서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그야말로 책장이 휙휙 넘어간달까?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이라고 해서 그런지, 살인 사건 자체보다도 호텔이라는 배경과 거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 '의도를 가지고 가면을 쓴 인간들'에 대한 연민이랄까.. 어쨌든 그런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작가만의 시선이 호텔리어 나오미를 통해 전해지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에피소드가 쉴 새 없이 맞물려 돌아가고, 그중 하나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아서 정말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읽고 싶다면 추천! 후회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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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드세요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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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이후로 두 번째로 읽는 오가와 이토의 소설.

이번에는 단편 모음집이다.

다양한 연인, 가족, 친구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거기에는 '음식'이 있다.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결실이 되는 음식.

치매 할머니를 위한 빙수, 앞으로의 길을 함께 하고 싶은 연인과의 삼겹살 덮밥, 매일 아침 아빠와 먹어 왔던 된장찌개.....

때로 내가 잘 모르는 음식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건 전혀 상관없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식탁을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소설집 제목 그대로, '따뜻함'을 감사히 얻어 먹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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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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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요리 솜씨가 전혀 없었을 때는 이렇게 대충 넘어가지 못했다. 한 가지 만들기에도 가슴이 쿵쿵거리고, 힘에 겨웠다.

 그런데 만들어야지 하는 것을 언제든 그럭저럭 만들 수 있게 되자, 이번에는 '나만의 맛', '나의 개성'을 뽐내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니 과연 '나만의 맛'을 자랑하는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는 하는데, 모두 똑같은 맛이었다. 히트곡 모음집처럼 그 맛이 그 맛이라, 그럴싸한 음식을 올려놓고도 마음은 오그라든다.

 그 후 '보편적인 맛'을 추구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내가 아닌 사람에게 만들어 주게 된 이유도 컸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오징어나 새우를 맛있게 하려면 부득이 보편적인 맛을 찾아내야 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요리 솜씨가 엄청난 것처럼 여겨질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있는 재료만으로도 어떻게든 재주를 피워 봉골레 파스타를 만드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소설 쓰기'와 몹시 비슷하다.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챕터 26 中)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에는 사람을 위로하고 치유해 주는 힘이 있다. 그저 읽고만 있어도 너무나 위로가 되어서, 절로 고맙다고 머리가 숙여지는 그런 느낌..

이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음식 에세이이다. 그녀가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먹고 마신 맛난 음식들 이야기.

지금은 자주 만들어 먹지 않지만, 예전에 혼자 살 때는 곧잘 음식을 만들었고, 또 음식을 만들면서 내가 요리를 좋아하고, 주방을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었다. 지금도, 좋은 주방을 꼭 가지고 싶다는 바람은 변함이 없다.

이 책에는 물론 요시모토 바나나가 좋아하는 여러 맛있는 가게들의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음식을 팔기 위한 가게일지라도 집에서 먹는 것처럼 편안함을 제공해 주는 것, 소박하고 맛은 평범하더라도 정성을 다해 주는 것.. 바로 그런 것이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고, '역시 음식의 힘이란 대단하다!'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도 많았다.

아마도 그녀가 모든 음식, 그것을 함께 먹는 사람들을 최대한 진심을 다해 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덧. 책 뒤에 붙어 있는 고로케 레시피를 잘 보관해 두었다. 언젠가 꼭 만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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