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잔잔한 드라마 한편을 보고 난
기분이었다.
열심히 달려왔지만,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느낀
민준의 삶이 나 같기도 하고,
계약직으로 전전긍긍하며 지내와야 했던
정서의 삶이 나 같기도 하여
그들의 마음처럼
현실에 대한 답답함과 상실감, 어찌 할 수 없는 분노를
느껴보기도 하고...
영주와 같이 사회적 성공을 향해 그렇게 치열하게
달려가다 얻은 번아웃을 겪어보지는 못한 나이기에
그런 삶을 상상해보고
그럴 수 있겠다라는 공감을 해 보았다.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실행하려는 용기도 나지 않았을까.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그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훈훈한 관계를 이어가는 서점의 모습이
아늑하고 따뜻하다.
치열하고 각박해진 세상에
힘겹게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쉼을 주고 싶은 작가의 위로가 전해져
더 아늑하고 편안한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영화 <카모메 식당>이나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분위기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수많은 독자 중 하나인 나는 읽는 내내
드라마 '연애시대' 같은 따뜻한 감성과
은은한 배경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드라마 연애시대의 은호 집이 마치 영주 집인 것 같이...
연애시대의 은호, 동진, 지호, 준표가 모이는
따뜻하고 은은한 분위기의 카페는
휴남동 서점 같이 연상되었다.
어느 능력자의 손길로 한 편의 멋진 영화나 드라마로
상영되길 기대해본다.
영주는 몸의 모든 감각이 이곳을 편안해함을 느낀다.
그녀는 더 이상 의지나 열정 같은 말에서 의미를
찾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기대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을 몰아붙이기 위해
반복해서 되뇌던 이런 말들이 아니라, 몸의 감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어느 공간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의미가 되었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그 공간에선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가.
어떤 생각이 들었으면 그 생각을 안고 살아가보라고요.
살다보면 그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요.
미리 그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결정하지 말라고요.
좋은 사람이 주변에 많은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라도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 그 사람들 덕분에.
생각이란 게 가끔은 사람을 참 별로로 만들기도 하더라.
너 같은 애들은 꼭 마음보다 생각을 앞세우니까.
그러면서 마음을 모르겠다고 해.
실은 알고 있으면서.
저는 일을 계단 같은 것으로 생각했어요.
제일 꼭대기에 도달하기 위해 밟고 올라가는 계단.
하지만 실제 일은 밥 같은 거였어요.
매일 먹는 밥. 내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에 영향을 끼치는 밥요.
세상에는 허겁지겁 먹는 밥이 있고 마음을 다해
정성스레 먹는 밥이 있어요.
나는 이제 소박한 밥을 정성스레 먹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를 위해서요.
마음을 모르겠을 땐 사고 실험을 해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