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화국은 없다
조일훈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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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다분히 삼성 우호적이다. 우선 '삼성공화국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정치권력의 냄새를 풍기는 삼성공화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정한다. 곧바로 1장에서부터 삼성에게 껄끄러운 몇몇 굵직한 현안들의 경과를 설명하고, 저자의 비교적 우호적인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저자가 1장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거시적인 측면과 세부적인 是非의 문제를 종합하여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삼성과 관련된 정치자금, 기업지배구조, 노조 등의 문제들은 먼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또는 세계화의 틀 속에서 방향을 정립하고 해답을 일반화해야 할 이슈들이며, 삼성과 관련한 是非는 이러한 전체적인 틀 속에서 분명히 가려져야 할 사안이지 최고의 기업이기 때문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한 저자의 단정적 우호 발언은 독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1장은 좀 참고 읽어야 했다.

    2장은 다분히 흥미롭다. 삼성의 연봉, 핵심조직 등에 대해 삼성 출입기자를 역임했던 저자답게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려 주고 있다. 나는 언제 저 정도의 연봉을 받아보나 하는 생각도 갖게 하고, 고액연봉을 받기까지 자신만의 능력과 독창성을 그야말로 꾸준히 발휘해온 삼성맨들을 본받아야겠다는 결심도 든다. 무엇보다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하는 인재경영은 삼성의 경쟁력을 간단하면서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준다.

    3장에 나온 이건희 회장의 모습은 여러 가지 개인적인 내용과 아울러 국내 최고기업의 총수로서 그가 어떠한 부담을 갖고 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영화와 애견 기르기가 취미인 그는 어떤 꿈을 갖고 있을까. 4장에는 국내 최고의 위치에서 활동하는 삼성 임원들의 면면을 볼 수 있는 흥미가 있으며, 2006년 새해 벽두를 맞아 마음을 새롭게 하는 데에 도전을 주는 내용들이다.

    3장과 4장에서 절정을 이루게 하는 이 책의 구성이 흥미롭다. 1장에서 외부세계와 관련된 삼성의 이미지를 다룬다면 2장에서는 좀 더 들어와 삼성의 조직을 관찰하며, 3장에서는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이건희 회장 한 사람을 다룬다. 저자의 의도이든 아니든, 삼성의 성공의 이면에는 가장 깊숙이 최고 경영자의 존재가 있으며, 최고의 참모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스토리 구성의 시각적인 측면으로도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삼성! 50년을 갈 지 100년을 갈 지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기업생명의 장수와 상관없이 나와 같은 시대를 걸어가고 있는 최고 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일정 부분 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세우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며, 이 책은 그러한 의미에서 삼성의 실체와 속사정을 일부 엿볼 수 있는 조력자가 될 것이다.

    분명 이 책은 삼성 우호적인 시각이 다분하며, 1장을 넘기려면 메스꺼움을 좀 참아야 한다. 하지만 2장 이후로 서술적으로-심각하거나 분석적인 전개는 아닌 평이한 굴곡을 가진 사실들-나열된 인재를 중심으로 한 삼성 이야기는 회사경영과 직장생활에 다소 참고할 만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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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6-0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