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살아남기 - 한글과컴퓨터, 블리자드, 넥슨, 삼성전자, 몰로코 출신 개발자의 30년 커리어패스 인사이트 (패스트캠퍼스 The Red 콜라보), 2022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작
박종천 지음 / 골든래빗(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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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살아남기 / 박종천 

(골든래빗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제목에 이끌려 덥석 서평단을 신청했다. 지금 내가 하는 고민과 결이 비슷할 것 같아서. 나는 컴퓨터 전공 학사를 시작해서 타전공 융합 석사를 취득하고 석사 논문 주제와 유사한 일을 하는 곳에 취업을 했다. 원래도 컴퓨터를 만지는 일을 좋아했고 개발 일도 적성에 맞았기 때문에 학사 과정 동안은 몰입해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뭔가를 창조한다는 재미가 정말 컸다. 하지만 그냥 국내 S/W 기업에 취업해서 프로그램을 찍어내는 일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구미가 당기지 않아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를 취득하고 관련 업무를 하니 학사 졸업 당시의 고민은 해결이 되었는데, 이젠 또 다른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좋게 말하면 융합 인재, 하지만 냉정히 보면 순정(?) 개발자도 아니고 도메인 전문가도 아닌 내 커리어에 다소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수록 가장 정석에 가까운 조언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이 그렇다. 저자는 국내에서 한글과 컴퓨터로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해 6년 가량을 일하고 성장을 위해 미국 블리자드에서 일하고, 그 이후 국내 넥슨, 삼성전자, 이후 다시 해외의 몰로코에 가서 일했다. 개발자 수명이 짧아 퇴사하면 치킨집밖에 답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정말 있을 법하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 개발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인 창조성과 30년의 개발자 생활을 이끈 꾸준함을 강조하는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20대 중후반에 커리어를 시작해 개발자 30년 커리어를 10년 단위로 나누어 설명하고, 이에 필요한 3가지 역량 카테고리와 9가지 기술에 대해서 설명한다. 30년 커리어 패스는 성장하는 시기 / 리딩하는 시기 / 서포트하는 시기 (경영, 사업시기) 이고, 3가지 역량과 9가지 기술은 엔지니어링(개발 주기 지식, 제품에 대한 이해, 개발에 대한 기본 지식) / 매니지먼트(프로젝트 관리, 팀 관리, 프로세스 관리) / 비즈니스 역량 (비전과 조직 문화, 사업 관리, 인사 시스템) 이다. 교과서적인 얘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실제 경험담과 개발 지식에서 나오는 액기스가 곳곳에 있어 읽으면서 꽤 흡수가 잘 되는 느낌이다. 

물론 저자의 커리어 패스는 30년 전에 한국에서 처음 개발자를 시작한 이가 걸어온 길이기 때문에, 현 세대가 이 30년을 그대로 따랐을 때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자신이 꿈꾸는 커리어와 미래에 맞게 기본기, 혹은 조미료로 삼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기본기 외에도 개발자라면 한번쯤 생각했을만한 고민에 대한 내용도 많다. 이제 막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람이든, 이미 그 길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p. 33

크리티컬 싱킹은 주어진 일의 앞뒤를 생각하는 습관입니다. “왜 이 일을 해야될까?”, “이 일을 하다가 말면 어떻게 될까?”,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게 최선일까?” … 회사의 주인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나의 주인의식을 가져보세요. … 개발자를 채용하면서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기여를 했는지 확인하는 시대입니다. ‘그냥 시킨 것만 했어요’ 라고 대답하지 않으려면 나에 대한 주인의식, 즉 크리티컬 싱킹이 필요합니다.


p.39

30년 중에서 처음 10년, 모르는 게 가장 많은 시기에 최대한 많이 깊게 공부하세요. 기본 지식이 선입견이 되고, 나이 먹게 되면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p.53

방법은 될 때 까지 도그푸딩!(Dogfoooding) 많이 써보는 겁니다. 내 제품뿐 아니라 경쟁 제품도 깊이 있게 많이 써보고, 글로 남기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p.74

팀 관리자라면, 팀원에게 큰 그림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 팀 위치를 파악하고,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p.89

완벽히 격리된 역할을 주면 의욕이 떨어지고, 역할 이기주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큰 그림에서 협동이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 역할을 정해주되, 약간은 자기 범위 밖에 나와서 일할 수 있도록 자유를 제공해야 합니다.


p.97

그래야 자신이 삶을 주도하고 시간을 주도하면서 프로액티브(proactive)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p.104

make it working, make it right, make it fast


p. 124

일을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 째, 일 자체가 즐거워야 합니다. 일에서 오는 행복이 있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일을 하면서 성장해야 합니다. 셋째, 내 비전과 목표가 현재 일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 이 세 가지를 다 갖춘 직장은 없습니다. 사실상 꿈의 직장입니다. 대신 세 가지가 번갈아 존재할 수는 있습니다. … 성장은 5년을 기점으로 삼습니다. 질문은 총 3가지 입니다. “5년 후에도 회사가 있을까?”, “5년 후에도 이 회사를 다니고 있을까?”, “5년 후에 이 회사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인가?”


p.129

“잠재력은 엄청 높은데, 왜 역량이 자라지 않는 걸까?” 라는 고민이 생긴다면 그건 쉬운 일만 해서 그렇습니다. …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 실패한 뒤 배워서 성장하는 사람이 계속 성장할 수 있습니다.


p.241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뭔지 알어? 지금 삶이 만족스럽니? 결국엔 삶을 만족스럽게 사는 것이 중요하단다.” 만족은 주관적인 겁니다. … 30년을 뒤돌아 보면 빨리 변하는 IT 업계에서 밖을 보는 방법보다 나를 성찰하는 방법이 꽤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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