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목요일 맑음 :  삼겹살 파티

아침 수업이 없는 날. 그런데 몸이 너무 힘들다. 늦잠을 자고 수업에도 30분이나 지각했지만 영 몸이 찌뿌둥한게 불쾌지수 엄청 올라간다. 첫 수업은 북한 정치론. 30분이나 지각해서 이왕 지각한거 천천히 느긋느긋 갔다. 수선관으로 가는 길, 학교 운동장을 보니 선배 한 명이랑 동기 한 명이랑 야구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기분이 좋아진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우리 과 사람들. 가끔은 너무 속상하고 미울 때도 있지만 대부분 다 너무 착한 사람들이다. 다시 힘을 얻어서 9층으로 씩씩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강의실에 들어가보니 김정일에 대한 영상물을 보고 있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권력 이양이 '투쟁'의 결과인가, '세습'의 결과인가가 주제이다. 결론은 투쟁이였다는거. 김정일은 김일성의 우상화, 선전, 선동 작업의 성과로 인해 당 내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당 조직 내에서도 뛰어난 용병술로 당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충성을 받았다. 전반 30분을 놓치고 나머지 부분에서 본 내용은 대략 그랬다. 비디오만 보고 끝나서 교수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수강신청을 해야할지 고민. 같이 수업을 듣는 선배 언니를 만났는데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슬프다. 6개월간의 낯선 나라에서의 생활은 물론 사람을 많이 변화시키겠지만 그래도 슬픈건 어쩔 수 없다. 과방에서 엄마가 싸준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고, 다시 힘차게 수선관으로 돌진. 정외과 사무실을 찾아갔다. 드디어 담당조교를 만났건만 자리를 늘려줄 수가 없단다. 허탈감. 복수전공신청 결과를 확인해본다. 탈락. 허탈감. 다음 수업은 3시 조선. 16C는 건국 이후 훈구 세력들의 헤게모니를 청산하고, 소빙기 동안 17, 18C 사회, 경제적 발전을 가능하게 기반을 쌓은 도약 준비의 시기였다. 4시 30분 역사학의 이론과 실제. 한시간 15분 동안  책 얘기. 그래도 재밌다. 마르크스 평전이랑 역사란 무엇인가 꼭 읽어봐야지. 6시 경제관 옥상에서 삼겹살 파티. 배부르다. 개강하면서 한 학기 잘해보자고 의미 부여를 해주려고 했거만 결국 놀고 먹는데 그친 것 같아서 뭔가 좀 허무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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