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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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현실의 절묘한 싱크로 -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_ 스토리매니악


'사회' 라는 세계가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사회' 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된 시기와 비슷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살아가는 사회라는 공간 안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실로 다양한데, 사회라는 존재가 주는 공포도 그 중의 하나다. 이 공포는 살아감에 있어서의 단순한 공포만 있는 건 아니다. 사회가 현대화 되면서, 더더욱 커지고 있는 공포 중 하나는, 인간이 사회에 구속되면서 발생하는 공포들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핵심도 그 부분과 닿아 있다. 평화를 지킨다는 구실로 공권력이 폭주하는 사회, 공권력의 폭주로 인간성이 말살되고 누구도 그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는데서 오는 허탈감과 공포감은 이 소설은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근래 우리 대한민국의 사회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강력한 통치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입을 단속하고, 국민의 자유를 구속하며, 이를 권력을 유하고 활용하는데 이용한 일련의 사건이 그렇다. 이 소설이 그리고 있는 모습과는 다른 형태일지라도 그 본질은 의심의 여지 없이 같다.


이처럼 묵직한 사회 비판적 시선을 가지고 이야기는 진행된다. '평화경찰' 이라는 것의 창설과 더불어, 사회는 모니터링 되고, 시민간의 밀고에 의해 죄 없는 사람도 죄가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공포 사회가 도래한다. 감시되는 사회라는 공포에서 누구나 만들어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로, 또 이것이 독재적이고 잔인한 처벌로 이어진다는 공포감을 느껴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백미라 할 만하다.


초반은 다소 산만한 감도 있다.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보여지는 공포 사회의 모습이 그려지며, 조각난 이야기가 이어지는 느낌도 받게 된다. 이 인물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모습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저 인물의 시선으로 그려진 사회의 모습에서 무슨 단서를 찾아야 하는 것인지 아리송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초반의 이런 모습이 후반에서 하나로 모아지며, 저자가 의도하는 큰 그림이 마침내 보여질 때는 이야기꾼의 저력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정의' 라는 이름을 앞세워 사회를 통제하려 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우리의 역사는 물론 세계의 역사에서 무수히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처럼 사회의 불필요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소설 속에 녹여 냄으로써, 우리 사회가 곱씹어 보아야 할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어찌보면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어찌보면 참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현재의 사회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기 보다는, 좀 더 극적인 표현으로 좀 더 과장된 표현으로 이야기에 녹여냄으로써 저자가 말하는 바가 더 분명히 드러나는 느낌이다. 소설 속 공포 사회에서 한 발 물러나 보고 있지만, 마치 그 안에 살고 있는 듯 오소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저자가 그려낸 소설 속 세계가 자꾸 우리의 사회에 오버랩 되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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