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 - 정규직의 종말, 자기고용의 10가지 원칙
다이앤 멀케이 지음, 이지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불안한 미래, 긱(gig)이 돌파구가 될까? - 긱 이코노미 _ 스토리매니악


대한민국의 일자리 환경은 늘 불안하다. 소수의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을 제외한다면, 거의 모든 직장 직업의 사람들이 불안정한 미래 일자리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힘차게 성장가도를 달리던 시기의 일자리와 경제 불황에 허덕이는 지금의 일자리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딛고 있는 땅이 흔들릴거란 의심은 하지 않다가, 진도가 점점 세지는 지진을 만난 셈이다. 우리의 일자리는 안전하지 않다.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안정한 직장 때문에 혹은 직업 때문에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만의 사업에 뜻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하다 시작하는 경우라면 물론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한순간에 직장을 잃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채 이탓저탓으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와 어쩔 수 없다며 각자도생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힘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여기에 기존의 직업 관념을 뒤엎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기존의 정규직이 종말을 맞이하고 있고, 이제는 자기 고용의 환경에 접어들었음을 주장하는 책이다. 급변하는 고용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갈 또 다른 방식의 고용전략이다. 어디로 출근하느냐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고, 일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해 직장이 아닌 일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일자리 전략을 구축할 것을 주문한다.


엄밀히 말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저자도 이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긱(gig)이 아닌 다른 이름, 프리랜서니 단기 계약직 혹은 1인 기업가 등이 이미 자기고용을 달성하고 있는 사례다.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아나운서나 야구 해설을 했다 코치를 했다하는 전직 야구선수들이나, 혼자하는 기업을 차려 사업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기 고용을 달성하고 있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긱 이코노미를 실현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분명 존재하는 방식이었음에도, 우리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안정적인 직장, 꾸준한 직장, 평생 어딘가에 소속되어 경제활동을 해야만 한다는데 머물러 있다. 고용 환경이 바뀌었고, 경제지도가 바뀌었고, 필요한 인력들의 구성이 바뀌었고, 결국 직장에서 내몰려 실업의 세계에 들어섰으면서도 기존의 관점을 바꾸지 못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분위기가 한 몫한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의 꿈이나 적성 보다는 안정적으로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고 방식이 팽배하다. 여기서 살짝 벗어나기만 하도 우려의 목소리가 날아들고 걱정의 칼날이 번득인다. 환경은 바뀌는 언제나 머물러 있으라고 강요하는 사회다.


이런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현 시대에 필요한 경력 관리가 무엇이며, 우리를 둘러싼 노동 환경은 문제가 무엇인지, 자신이 가진 강점과 새로운 고용 시대를 맞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되는 환경에 맞춰 노동자도 변신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긱 이코노미라는 개념이 하나의 트렌드로 치고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화되는 환경에 맞춘 변화된 노동자의 필요성, 그 부분을 이해하게 된다면, 책에서 말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는 하나의 강력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알아채게 될 것이다.


다만 우려도 있다. 세계의 변화 양상은 저자가 말하는 바가 상당히 맞을지 몰라도, 우리 대한민구의 변화 양상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프리랜서나 단기 계약직에 일을 맡기는 아웃소싱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고, 불규칙한 일감을 받는 일자리보다는 열악한 환경이라도 직장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노동자들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솔직히 대한민국이 프리랜서가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 상당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그 분야의 인정받는 프리랜서가 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가족 경제라는 개념이 강한 우리는 그래서 더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원하는 분위기도 있고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기고용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사회의 편견을 돌파해야 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래도 이런 분위기를 인지하고 조금은 열린 사고를 통해 변화하려는 노력들이 감지되는 건 사실이다. 계속되는 경제불황 속에서 나름의 타개책을 찾으려는 기업들과 이들의 고민을 메워줄 자기고용자들이 서로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시대를 대비해, 자신의 불안정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저자가 말하는 긱 이코노미를 이해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닥쳐서 바뀌려면 힘들다. 미리미리 우리의 미래를 고민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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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4-1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이 맞다면, 마이크로트렌드가 비슷한 내용이었던 같습니다. 1인기업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있었죠. 세상은 변하고 있고, 일자리 여건도 과거와 달라졌는데 일을 찾는 사람이 변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요. 미래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열린 사고와 변화 감지가 중요하다는 내용에 공감합니다.

스토리매니악 2017-04-10 12:50   좋아요 0 | URL
아. 마이크로 트렌드도 읽어보고 싶네요.. 확실히 개인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접어든것 같습니다.. 좀더 적극적이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