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앙 평전 - 삼균사상가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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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시 주목받는 '균등' 의 가치 - 조소앙 평전 _ 스토리매니악


우리는 지난 몇 개월간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피흘려 이룩한 민주주의의 토대를 불도저로 밀어 버리고, 자신들만의 논리를 세우려한 이들이 벌인 일이다. 성숙한 시민들은 그런 상황을 두고 보지 않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자 촛불을 들고 모였다. 다행히 사람이 바뀌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일련의 과정들이 진행되며, 민주주의라는 나라의 근간을 다잡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거창한 문장 몇 구절로 설명할 필요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지난 겨울부터 봄바람부는 시기까지의 과정을 너무나 또렷이 기억할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많은 이들이 이 현상을 분석하려 하고, 그 문제점을 짚어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이에 대한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의 지난 역사를 잠깐 돌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는 우리를 지탱했던 근간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나라가 망하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상실할채 제국주의의 군화에 짓밟혔다. 그 암흑의 시기를 벗어나 나라를 새로 세우고 새로운 가치와 이념을 만들고자 노력헀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근간은 무엇에 기초해야 하는가? 수많은 이념과 사상이 새로운 나라를 위해 등장했고, 격렬히 충돌했다. 그 중에 하나가 조소앙의 삼균주의다.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국사 책이나 한국사검정능력시험책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건국강령으로 짤막하게 등장하는 것이 조소앙의 삼균주의다.


조소앙의 삼균주의를 개념적으로 살펴보면, "독립운동 내부의 좌우익사상을 지양, 종합하여 독립운동의 기본방략 및 미래 조국건설의 지침으로 삼기 위해 체계화한 민족주의적 정치사상(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다. 개인간, 민족간, 국가간에 균등생활을 실시하려는 주의로 일부는 균등이라는 단어에 집중하여 사회주의적 정치이념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그 사상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오히려 민주주의의 근간으로써 수단의 균등을달성하려는 색채가 강하다.


여기서 조소상의 삼균주의를 자세히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사실 나도 잘 모른다). 간단한 문장 형태로만 인식하고 있는 삼균주의 사상이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 또 그 사상을 탄생케한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조소앙이라는 인물의 삶과 그가 이룬 업적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가 걸어온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쓰고 있다. 평생을 독립운동과 삼균주의 사상 구현에 힘쓴 인물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어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자신을 채찍질했는지, 책을 따라가며 이해할 수 있었다.


인물을 알면 그가 만든 사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법이다. 조소앙이라는 인물의 삶에 집중함으로써 삼균주의 사상이 가진 가치를 좀 더 깊게 이해하게 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위대한 사상가의 뜻을 담기엔 책이 좀 부족했다 보인다. 조소앙의 주요 삶의 부분들을 잘 짚어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그 깊이가 평전이라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조소앙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사상가로써의 독립운동가로써의 조소앙의 모습과 더불어 좀 더 다른 부분들을 같이 보여주는 과정이 있었다면, 그의 삶을 더 깊게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조소앙이라는 인물이 이 시대에 던지는 화두는 분명하다. 그 화두를 이해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조소앙이라는 인물의 삶을 따라가보고, 그가 이루고자 했던 사상의 모습과 가치를 만져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비록 그 사상의 깊이와 인물적 스토리를 온전히 이해하기에 아쉬운 감은 있지만, 조금 더 관점의 각을 넓히는데는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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