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누가 내 아들을 죽였는가? -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_ 스토리매니악


소설에서의 장르의 구분은, 그 소설에 기대하는 바를 다르게 한다. 로맨스 소설에는 로맨스 소설로써 기대하는 바가 있고, 추리소설에는 추리 소설에 기대하는 바가 생기기 마련이다. 소설을 읽기 전에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펴게 되고, 나름의 기대한 바를 기준으로 세우고 소설을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장르에 따른 기대에서 벗어난 서술 방식이나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분위기의 생소함을 맞닥뜨렸을 때는, 잠깐 혼란해지기 마련이다. 그 혼란함을 참지 못하면 읽는 것을 중간에 멈추고 재미 없는 소설로 낙인을 찍게 되거나, 아니면 끝까지 참고 읽다 그러한 생소함이 다시 그 장르에서 원하는 바를 안겨 주는 경험을 만나게 되면 그만한 희열이 또 없다. 즉, 생소함에 낙오하거나, 반전의 묘미를 몇 배 불려 안겨주거나, 약간의 도박적 모험일 수 있다.


이 책이 그런 소설 아닌가 싶다. 스릴러 장르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다른 관점에서 스릴러 장르에 접근한다. 일반적으로 스릴러 소설이, 수사 혹은 추리라는 기본 틀 위에서 진행되고, 그 안에서 서사를 만들고 사건을 만들고 그 과정을 보여주며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반해, 이 소설은 그러한 수사 위주의 이야기 없이 진행된다. 오히려 수사라는 캐릭터간의 집합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주인공 캐릭터에 온전히 집중하여 단서를 짜맞추고, 하나하나 이야기의 진실을 밝혀가는 구조다.


방식은 낯설지만, 이야기는 스릴러로 통한다.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이유로 3년의 치료 감호소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주인공을 뒤흔드는 익명의 봉투, 죽은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것들을 통해, 사건의 뿌리를 추적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스릴러 장르의 기본을 보게 해준다. 또 스릴러 소설이 과거의 원인이 생겨나는 지점부터 중간을 싹둑 짤라먹고 현재의 결과를 보여주며, 그 중간의 과정을 궁금하게 하고 그 중간을 추적해가는 구조를 가진 소설이라고 볼 때, 이 소설 또한 그 원인의 시점을 거슬러 올라가며 단서를 맞추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어떤 면에선 어색하지만, 어떤 면에선 신선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일반적 스릴러 소설이 사건에 감정을 이입해 이야기를 즐기게 된다면, 이 소설은 사건 자체가 아닌 주인공 캐릭터에 찰싹 달라붙어 감정을 이입해 읽게 된다. 아들을 죽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가진 인물에, 그 충격적인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되는 인물에, 하나하나 과거를 탐색해가는 인물에 감정을 이입하여 이야기 전체를 맞닥뜨리는 경험은 꽤 즐겁다.


때로는 캐릭터의 감정이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 여성이 가지는 섬세함을 캐릭터로 뿜어내고 있는 주인공의 섬세한 감정들을 모두 캐치하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독자에 따라 그 깊이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말이다. 그래도 캐릭터에 이입하여 이야기에 뛰어들고, 그 이야기에서 만나는 사건의 단서들은 스릴러 소설이 주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생소함을 극복하고 꾸준히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가가 이 소설의 재미를 가르는 기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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