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이비 포켓 좀 말려줘 아이비 포켓 시리즈
케일럽 크리스프 지음, 이원열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런 요오오오물~ - 누가 아이비 포켓 좀 말려줘 _ 스토리매니악


캐릭터가 사랑스러워 읽게 되는 소설이 있다. 캐릭터에 홀딱 빠져 다른 소설적 요소들은 뽀나스로 생각하게 되는... 그런 소설을 만나면 꽤 즐겁다. 원래 캐릭터가 강하게 살아 움직이는 소설을 좋아하는 취향적인 면도 있지만, 캐릭터 소설이 가진 매력 자체가 워낙 강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이 바로 사랑스러워 더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를 가진 소설이다. '아이비 포켓' 이라는 블링블링한 이름을 가진 열두 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녀라는 조금은 우울한 신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며 유머가 깃든 독설이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거침없는 행동으로 여러 위기들을 헤쳐나가기도 하고, 절친을 위해 우울해 할 줄도 안다. 때로는 악당 같은 모습이 되었다가도 어떤 때에는 영웅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그 통통 튀는 매력을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팔팔한 캐릭터를 앞에 떡 세워놓고, 코미디, 미스터리, 판타지, 스릴러, 호러, 액션을 짬뽕해 놓은 이야기를 뒤에 턱 세워놓았다. 잘못 섞으면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겠지만, 탄탄한 이야기 짜임새에 다양한 장르의 장점만을 쏙쏙 빼먹은 듯한 구성이 짬뽕의 한계를 넘어 매력적인 판타지 세계를 구축해 놓았다. 다양한 장르의 펼쳐놓고, 천방지축 캐릭터가 그 위를 통통 튀며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이비 포켓이라는 인물과 얽힌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비밀을 한꺼풀 두꺼풀 벗겨 나가는 재미가 있다. 관을 만드는 스낵스비 부부, 의지가 되는 사서 카니지 양, 아름다운 귀족 상속녀 에스텔, 그녀의 오빠 서배스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리베카, 아이비를 괴롭혔던 올웨이스 양과 록들, 멀티다와 트리니티 공작 부인의 유령에 이르기까지, 이 기괴하면서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조합과 배경이, 미스터리한 전체 분위기와 맞물려 책 한 장 한 장에 매력을 더한다.


중간중간 곁들여진 삽화도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팀버튼 스타일의 캐릭터와 이미지를 보는 듯한데, 이야기와 정말 잘 어울린다. 삽화가 소설의 문장을 방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에는 그 반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이비 포켓의 명확한 이미지와 코믹스러운 캐릭터들의 모습들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상당히 후한 평가를 내리게 되는데 이는 내 취향과 관련이 깊다. 소설 속의 캐릭터, 소설 속의 배경 이야기, 구성되어 있는 세계, 거기에 삽화까지, 상당히 내 취향이다. 아, 약간 유아틱한 이야기 구성까지 말이다. 시리즈 소설이라는 것이 꽤나 감사할 지경이다. 재미면에서는 나무랄데 없지 않을까? 살짝 아동틱한 이야기를 못참아 내는 성격만 아니라면, 누구나 즐겨 읽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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