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커피 향기에 꿈을 싣고 - 커피 드림 _ 스토리매니악


언제부터였을까, 커피 맛을 알고부터 내 넘버원 드링크는 콜라에서 커피로 바뀌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싫어도 커피 한두잔쯤은 마시게 되고, 회의 한 번 하려해도 커피 한 잔과 하는 경우가 늘어 거의 매일 마시게 된다.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를 마셔도 보고,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를 마셔도 봤다. 작은 산업에서 큰 산업으로 변모하는 커피 산업의 모습도 봤고, 그 과정에서 커피의 변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도 똑똑히 보았다.


때로는 브랜드 커피들의 만행(?)에 정이 떨어지기도 한다. 매장은 날이 갈수록 삐까뻔쩍해지고, 현란한 모습으로 유혹을 하지만, 정작 중요한 커피맛은 날이 갈수록 저하되는 느낌이다. 브랜드를 사는건지 커피를 사는건지도 모르겠는 요즘이랄까? 가격으로 보면 결코 싼 가격은 아닌데 맛은 떨어지니, 저가 커피들의 반격이 매섭게 펼쳐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비교 대상으로 삼고는 한다. 이것이 맛있는 커피숍을 좋아하는 편이라, 새로운 브랜드에 갈 때나 새로운 개인 커피숍에 갈 때는 늘 제일 먼저 마셔본다. 어찌보면 기본 중의 기본인 이 커피맛도 제대로 못 내는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그런면에서 개인적인 내 취향에 맞는 브랜드 커피 중에 '이디야' 가 있다. 여기는 꽤 재미나다. 가격은 다른 브랜드 커피에 비해 천원 가까이 싸면서도 커피맛은 브랜드 중 탑 수준이다. 다른 매장들에 비해 좀 작은 편이고,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에서 느낄 수 있는 커피문화 공간으로써의 맛은 살짝 아쉽지만, 커피맛으로만 본다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곳이다.


한참 브랜드 커피들에 대해 아는 이들과 얘기하다 '이디야' 가 국내 토종 브랜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에서 들어온 브랜드 커피가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때라 신선하기도 했고, 국내 브랜드로써 기본을 잘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 지금의 이디야를 만든 장본인이 이디야의 커피에 대해 이디야의 과정에 대해 그리고 이디야가 가진 '커피 드림' 에 대해 쓴 것이 이 책이다.


내용 자체는 담담하다. 창사 15주년을 맞은 이디야, 국내 최초로 가맹점 수 2,000호 점을 돌파한 성공한 커피 브랜드로써의 이디야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꾸준히 성장해가는 비결, 이 브랜드를 이끄는 수장으로써의 저자의 철학, 이디야라는 브랜드가 가진 꿈에 대한 이야기까지 읽기 편한 문장들로 쓰여있다.


스타벅스 창업자의 책이 한 때 유명했던 적이 있는데, 외국 사례라 그런지 그 감흥이 꽤 덜했던 기억이 있다. 반면에 이 책의 내용은 토종 브랜드로써의 분투기가 담겨 있고, 그 결과를 이끈 과정이 나름 정리가 잘 되어 있어 그런지 한 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한 편으로 뿌듯하기도 한 감정으로 읽었다. 오가며 자주 보이는 브랜드가 이런 과정을 통해 커왔구나 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생물처럼 꾸물럭꾸물럭 커가는 브랜드의 모습이 조금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덮으며 느끼는 감정은 결국 '기본' 이구나~다. 커피를 파는 곳은 커피맛이 좋아야 한다. 휘황한 인테리어가 아닌 커피맛 그 자체가 기준을 두어야 한다. 커피 사업 뿐만 아니다. 고깃집은 고기맛이 좋아야 하고, 떡볶이 집은 떡볶이 맛이 좋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기본을 지키려 애쓴 이디야의 15년이, 그 기본을 지키기 위해 저자가 해온 노력들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급변하는 외식 산업 환경에서 지금 바로 돌아보고 개선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괜히 폼 잡고 싶어, 이디야 커피 테이크 아웃해 옆에 놓고 이 리뷰를 쓰고 있다. 묘하다 기분이. 커피 컵에 박힌 브랜드, 그 브랜드가 커온 과정이 담긴 책 나란히 놓고 보며, 이 검은 커피 안에도 시간이 있고, 철학이 있고, 꿈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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