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청춘의 찬란한 시간이 벚꽃처럼 화사할 때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_ 스토리매니악


청춘의 시절에는 누구나 찬란하게 빛나는 때가 한 번쯤은 있다. 젊음이 발산하는 것이든, 재능이 꽃피우는 것이든, 사랑이 자리하는 것이든, 청춘의 시절에는 그 나름의 이유로 반짝이는 때가 반드시 있다. 그 반짝였던 때를 잊지 못해 우리의 청춘이 그립고, 아쉬운 것 아닐까?


여기에 그 청춘의 빛나는 때를 화사하게 그려놓은 이야기가 있다. 청춘의 화사함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로테스크한 제목이지만, 그 제목이 갖고 있는 애절함을 이야기 속에서 맞닥뜨리는 순간, 역설적으로 이야기의 찬란함이 그 빛을 더한다. 너무나 찬란한 시간이 너무나 화사하게 그러나 담담히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다.


자의적으로 세상과 거리를 두며 외톨이로 지내는 '나' 와 그와는 정반대 성격의 더무나 발랄하고 화사하여 동급생에게 인기 만점인 '사쿠라' 가 하나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 비밀은 너무나 어두운 것이지만, 그 비밀을 대하는 두 사람의 자세는 너무나 심플다. 그 심플함이 각자의 성격과 어울리면서 한없이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꽤나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


참 대비가 많은 소설이다. 화사한 벚꽃에 비해 어두운 그들의 비밀, 남녀 주인공의 상반된 성격, 청춘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결과, 이 모든 대비가 각각의 단어를 더욱 부각시키는 촉매로 작용하는 방식이 꽤 즐겁다. 또 이런 상반된 것들에 혹은 소재에 배경에 숨은 은유들이 이야기에 깊이와 음영을 만든다. 너무나 화사하지만 짧게 그 화사함을 끝내는 벚꽃은 그들의 비밀과 맞닿아 있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문장에는 그들이 공유한 참담한 비밀을 벗어나고자 하는 허탈한 희망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행간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원스레 드러냄으로써,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가 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참담한 결과를 알면서도 그 결과를 향해 맹렬히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이 책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자신들에 닥쳐올 운명을 알면서도 그 운명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짧은 시간이, 그 짧은 시간 안에서 공유하게 되는 그들의 감정이, 그 짧은 시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하나 하나의 추억이, 이야기에 향기나는 여운을 더한다.


가슴 한 부분이 아프면서도, 정체모를 따스함이 번지기도 한다. 아련한 청춘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깊은 한 숨도 내쉬게 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이 생생히 살아나 그 아픔이 전해지는가 싶으면, 그들이 내뿜는 청춘의 아름다운 열기에 휩싸이기도 한다.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하며 이야기 속으로 자꾸 끌고 들어간다.


이야기의 별로인 점을 끄집어 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나오겠지만, 좋았던 부분에만 취해서 읽어도 중분하지 않을까? 봄꽃의 향기가 슬슬 들려오는 무렵에, 벚꽃 빛깔 가득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눈 앞에 선명히 그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