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데 정답이 어딨어 - 그때그때 나를 일으켜 세운 문장들 39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은 계란이다 - 사는 데 정답이 어딨어 _ 스토리매니악


삶은 계란이다. 왠 뜬금 없는 소리냐고? 살짝 배가 고파서기도 하지만, 저 문장이 삶을 관통하는 명언이기 때문도 하다. 얼마 전 TV의 요리 프로그램에서 한 셰프가 '계란만큼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는 식재료도 없다' 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 계란은 처음 그대로의 계란 프라이로, 마구 섞으면 달걀말이로, 뚝배기에 얹어 주면 계란찜으로, 물을 흥건히 해주면 계란탕으로, 삶아주면 삶은 계란으로, 놀랄만큼 다양한 변신을 보여준다. 그 변신을 가능하게 하는건 물론 나의 '선택' 이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즐기는 정도와 형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삶이 이렇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 삶은 확확 변신을 해간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인생의 선택지가 있음에도 정답만을 찾으려 아등바등 살아간다. 우리 삶이 가진, 이 시대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주어진, 보이지 않는 감옥이다.


썰이 길었지만, 이처럼 삶을 정답의 길로 보지 않고, 선택지의 길로 보고, 그 생각을 들려주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제목부터 사는 데 정답이 어딨냐고 도발한다. 진지한 철학에서 유쾌한 웃음을 끌어내는 재주가 있는 저자는, 젊은 시절 철학 명언을 적어 두었던 노트를 발견하고, 이를 80살 인생의 경험에 비추어 새롭게 읽어 나간다. 최선의 삶을 위해 고민했던 젊은 날의 날들이 그 인생을 살아 지나온 지금의 저자를 만나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40여 년이 지나 다시 펴 본 낡은 공책을 통해, 순진했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한 문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새삼 깨닫는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여러 철학자의 말을 통해 살펴보고, 자신의 삶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있다.


저자가 뽑아낸 철학자들의 말은 우리가 삶에서 흔들릴 때, 우리를 붙잡아 줄, 의지가 될, 기둥들이다. 철학자들의 말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말들이 우리 삶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건드려주기 때문에 그렇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달릴 수 있다. 철학자들마다 집중하는 포인트도 다르다. 이런 부분들을 보며 우리 삶의 진로가 얼마나 다양한가를 인식하게 되고, 내가 손에 쥘 수 있는 선택지 또한 한 없이 많음을 깨닫게 된다. 삶이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며, 그 모든 삶의 순간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몫이다. 그 어떤 선택지도, 그 어떤 선택지에도 틀린 답은 있을 수 없다는 것에 다시금 수긍하게 된다.


물론 최선의 선택지라는 것은 존재한다. 훗날 돌아보며 후회하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며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정해진 정답을 쫓아 앞만 보게 만들어 놓은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달려가다 정답에 이르지 못해 좌절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며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세상은 온갖 유혹이 가득하며, 사람들이 정해놓은 정답이라는 범주, 정상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두려움 가득한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그 많은 철학자들이 몇 천년을 이어오며, 현재에 집중하며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라고 수없이 반복해 말하겠느냐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현재를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선택에 집중해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성공한 삶이요, 정답의 삶일 것이다.


'삶' 이란 꽤나 묵직한 주제임에도, 수월하게 책을 읽어나갔다. 저자의 능력이 한 몫 했겠지만, 삶의 다양한 존재를 인정하며 책 안의 철학자들을 만났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다. 삶에 대한 고민은 정답이 없기에 너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책의 철학자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들으며 고민의 고민을 날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