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세계적 북 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하바 요시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느긋한 마음으로 책과 마주하기 -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_ 스토리매니악


책을 대하는 태도는 각양각색이다. 책과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 책을 발전의 수단으로만 삼으려는 사람, 읽어야 한다니 억지로 읽는 사람, 책만 보면 멀리 도망가는 사람, 그래도 베스트셀러 한 두권쯤은 읽어 주어야 하니 억지로 책을 구입하는 사람... 별의 별 이유로 책을 가까이 하거나 멀리한다. 책을 대하는데 있어, 그 어떤 태도는 옳고 그 어떤 태도는 옳지 않다고 편 가르는 것은 맞지 않다. 어떤 태도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여기 책을 사람들에 소개하는 사람이 있다. 이름난 북 디렉터라는 일본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고, '책이 읽고 싶어지는 책장' 을 만들어 널리 퍼트리는 것이 목표다. 책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책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극을 받고, 누군가는 그 책장 앞에서 책 한 권을 뽑아들 수 있게 하는 것, 이 책의 저자가 지금 이 순간에도 책에 빠져 있는 이유다.


책에 담긴 40여편의 이야기는 단지 '책 좀 읽으쇼' 라는 강요의 메시지가 아니다. 어찌보면 책을 소재로 한 잡문들이다. 저자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책을 통해 자신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설명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안 읽은 책에는 괜히 관심이 가고, 읽은 책은 반갑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읽고 싶어지는 책장이 무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책이란 것이 거창하고 '저 좀 읽어주쇼' 하고 존재감을 뽐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 생활 공간 안에 존재하여 언제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뽑아 들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저자가 목적으로 하는 책장에 관심이 간다. 책을 읽다 문득 내 책장이 궁금해져 책장으로 발을 옮겼다. 과연 내 책장은 저자가 말하는 책장과 얼마나 같은까, 또 어떤 면에서 다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책장이라는 것도 읽는 사람, 꾸미는 사람에 따라 그 모습이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 생각 또한 즐거워진다.


너무 많은 즐길거리에 그 자리를 점점 내어주고 있는 책. 그 존재감이 점점 미미해져가는 현재에 책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책 따위 안 읽어도 좋다..라고 말하다 살짝 뉘앙스를 하지만으로 돌려, 책이 존재해야 하는 위치가 어디인가를 역설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 안 읽던 책도 생각이 나고, 읽던 책은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 정신없는 시국에 느긋하게 책 한 권 뽑아들고 망중한을 즐겨 볼까 한다. 이 책도 옆구리에 꼭 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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