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놓아줄게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서정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세 개의 시선, 그리고 하나의 비밀 - 너를 놓아줄게 _ 스토리매니악


오랜만에 보는 영국 작가의 스릴러 소설이었다. 내가 읽었던 영국 작가의 스릴러는 탄탄했다. 이야기가 미국 스릴러 소설처럼 자극적이거나 시원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의 탄탄함 설정의 단단함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대단했다. 비슷한 재미를 기대하고 펼친 <너를 놓아줄게>는 역시 내가 전에 읽었던 영국 스릴러의 전형이 담긴 탄탄함이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이 소설은 실제 경찰로 재직했던 작가가, 실제 일어났던 미해결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쓴 작품이라 한다. 그래서였을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설정 하나하나가 현실감이 있다. 비오는 날 일어난 비극적인 뺑소니 사건, 희생된 다섯 살 아이와 그 어머니, 뺑소니범을 쫓는 경찰들과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까지, 하나의 비극적인 사건에 엮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거미줄 처럼 촘촘히 그리고 탄탄하게 이어져 있다.


소설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무엇보다 세 개의 시선이었다. 잡히지 않는 범인으로 수사 중단의 위기에서도 끝까지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시선, 뺑소니 사건을 계기로 인생이 뒤바뀌어 버린 '제나 그레이' 라는 여성의 시선, 그리고 의문의 인물인 '이안 피터슨' 이라는 남성의 시선이다. 이 세 개의 시선을 통해 시점이 바뀌며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 시선의 교차와 시선마다 들려주는 이야기가, 뺑소니 사건 이면에 숨은 비밀을 궁금케 하는 구성이다.


세 개의 시선에서 오는 심리적인 묘사와 변화가 이야기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 준다.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자꾸 숨어버리려는 제나 그레이의 이야기, 한 여성을 집요하게 지배하려드는 이안 피터슨의 이야기, 일과 일상 그리고 형사로써의 책무로 갈등을 빚는 레이의 이야기가, 시시각각 변하는 그들의 심리를 반영하면서 사건으로 촉발된 갈등의 이면을 들여다 보게 한다.


그 이야기의 과정이 어떤 부분에서는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뭐랄까 호흡이 빠른 소설이라기 보다는,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행간에 숨은 심리적 변화와 그 이면에 숨은 비밀을 생각해보게 하는 속도다. 하나하나 인물들의 상황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심리 변화가 무엇 때문인지 짐작해 보며, 이를 통해 어떤 비밀이 종국에 펼쳐질지 예측해보는 것이 이 소설이 가진 재미였다.


미국 스타일의 빠른 스릴러를 기대한다면 의아스러울 수도 있지만, 치밀한 구성과 전개, 종국에 펼쳐지는 인물들의 집합점, 이 모든 사건의 진원과 사고를 통해 드러나는 비밀의 전말은, 충분히 스릴러 소설로써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좀 더 심리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스릴러 소설이나, 이야기의 짜임새가 탄탄한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을 통해 그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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