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프랜시스 크릭 지음, 김명남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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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일으킨 기적 - 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_ 스토리매니악


나는 의외로 자연과학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한 때는 이과계열이 나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적도 있지만, 돌아보면 참 그쪽이랑은 안 맞았던 걸로 보인다. 커서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아, 이쪽 분야의 이야기는 내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특히 인류의 탄생과 관련한 생물학 분야는 정말 다가가기 힘든 분야였다.

 

이 책 <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도 어쩌면 내게 그런 분야의 책으로 분류되어 읽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을 선택하고 읽게 된 이유는, 지구 생명의 기원과 탄생에 대한 색다른 관점을 소개하고 있어서였다. 물론 원서는 나온지도 오래 되었고(이 책의 원서는 1981년 출간되었다),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리 낯선 관점도 아닐 것이다. 순전히 문외한인 내 지식수준에서의 색다름이다.

 

내 관심을 끈, 이 책에서 말하는 관점은, '정향 범종설' 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말인데, 정향 범종설은 고도로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DNA를 담은 일종의 씨앗인 미생물을 지구로 보냈고, 그것이 진화를 거듭해 오늘날의 생명체가 되었다는 이론이다. 한마디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외계인의 후손이라는 거다.

 

재미난 발상이다. 그것도 1980년대에 이런 생각을 했다니 재미나기 그지없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은 그야말로 인류의 난제다. 어떻게 생명이 시작되었는지, 그 탄생의 비밀은 아직도 아득한 비밀 속에 갇혀있다. 혹자는 외계 생명체로부터의 기원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할 수도, 비과학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구 내에서 여러 환경이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져 생명체가 기원했다는 것도 시원스레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책을 보니 재미난 내용이 더 많이 보였다.

 

마치 소설가인가 싶을 정도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현대생물학의 초석을 다졌다는 'DNA 이중나선 구조' 를 발견한 학자인 저자가 이런 대단한 상상력을 발휘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단지 상상력에 머무는 것만도 아니다. 상상력의 기틀을 세우고,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나가고 있다. 천문학, 화학, 생물학을 넘나들면서 기존의 학설들을 논하고 비판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장한다.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상상하게 하고, 마치 우주가 하나의 유기체로 생각되도록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솔직히 책의 내용이 내가 아는 지식의 수준을 넘는 것이 있어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 그 내용들이 얼마만큼의 과학적 증명이 가능한 것인지, 지금의 과학계에서 얼마만큼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바를 통해 아직도 현대과학의 힘으로 입증하지 못한 우주 그리고 생명체에 대한 신비를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안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안과 밖을 모두 보는 시야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저자만의 독창적 사고와 이론이 나름의 논리로 이어지며 흥미를 끌어내는 책이다. 관련 지식이 있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내 경우 부족한 부분이 많아 몇몇 장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곳도 있고, 아예 건너뛰게 된 곳도 있다.

 

40억 년 전 어느 날, 우연으로 인해 지구에 심어진 씨앗이, 지금의 복잡다단한 지구를 만들었다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한다. 상상력의 힘을 과학에 접목해 그 가능성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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