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기록 - 버나드 루이스의 생과 중동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분치 엘리스 처칠 지음, 서정민 옮김 / 시공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년의 세월, 시간이 쌓아온 중동의 역사 - 100년의 기록 _ 스토리매니악


인류의 역사는 늘 싸움의 연속이었다. 내가 역사에 대해 깊이 있게는 모르지만, 한 번이라도 싸우지 않고 지나온 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류는 늘 싸움을 반복해왔다. 지나 온 역사가 주는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우리는 20세기, 21세기 들어서도 많은 싸움을 하고 있다. 세계의 각지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테러와 내전,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만 해도 65년여 전 동족간의 전쟁을 겼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끝없는 내전이 이어지고 있고, 중동 또한 내전과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IS를 중심으로 한 과격 이슬람주의 세력들이 몰고 오는 공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 아닐까 싶다.

 

우리는 중동 지역의 분쟁을 볼 때마다, 이슬람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갖거나, 이슬람은 나쁜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이슬람과 이슬람주의의 차이를 알 수 있고, 종교와 이념으로써의 이슬람과 자신들의 힘을 키우기 위해 이용되는 이슬람주의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반인으로써 이런 부분을 알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국내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종교 자체를 접할 기회가 극단적으로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우리에게 한 역사학자의 이야기는 중동과 이슬람의 현실에 대해 알기에 부족하지 않은 지식을 제공해주고, 이슬람권 문화에 대해 한층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저자 '버나드 루이스' 는 현존하는 최고의 중동학자로 꼽힌다. 10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 오면서 이루어낸 자신의 삶과 업적 그리고 중동의 역사를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데,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마치 한 편의 자서전 같은 느낌도 있으면서, 중동의 현안에 대한 전문가로써 그리고 역사학자로써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인문서로도 읽힌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은 물론, 성장 과정과 역사학자로써의 삶을 시작한 계기 등을 이야기한다. , 영국인으로써 중동의 역사를 연구하는 이유, 그 과정에서 맞닥뜨린 고민들, 또 현재의 중동 지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다. , 중동 전문가로써 중동 지역의 주요 인물들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또 우리가 잘 몰랐던 이슬람권에 대한 이야기까지, 우리가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 볼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버나드 루이스' 라는 대 역사학자를 만났다. 그가 언어를 기반으로 하여 중동의 역사를 파고 들어가, 그 누구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동을 바라 보았다는 점을 보았고, 서구권 인물로써 중동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게 되었으며, 그가 걸어온 길을 통해 중동의 역사와 지금의 현실이 무엇에 기인했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역사학자이자 중동 전문가로써 그가 제시하는 중동 문제의 접근은 들어볼 만 하다.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서구적인 시선을 배제하고 중동 고유의 시선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지금의 중동 문제를 해결하려는 서구의 방식에 오류가 있고 그 부분들을 시정하지 않는 한 지금의 분쟁이 꽤 길게 이어질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물론 저자의 생각이 모두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가 말하는 중동 문제의 핵심만큼은 큰 공감이 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동 내의 여러 현안들을 언급한다. 그 모든 현안들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언급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우리가 모르는 현안들이 꽤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런 현안들이 역사적으로 참 오래 된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역사의 한 부분에서 꼬여버린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채 참 오래도 이어져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이런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하게 하고, 지금도 많은 사람을 고통으로 몰아 넣고 있는지, 이 책을 보면 그 핵심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꽤 두꺼운 책이라 읽기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속도가 붙고, 생각보다 읽기기 수월했다. 인문 사회학적인 접근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이 아니라, 한 역사학자 개인의 일생을 다루면서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읽기가 편했지 않나 싶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이해시켜주는 필력이 저자에게 있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