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 - 세계 최고 명화 컬렉션을 만나다
노유니아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즐거움이 가득한 일본 미술관 산책 - 일본으로 떠나는 서양미술 기행 _ 스토리매니악


우리나라는 문화 후진국이다. 구색은 갖추려 노력하고 있으나, 여러 분야에서 그 의식 수준부터 큰 차이가 난다. 이런 것도 무리는 아니다. 먹고 살기 바빠 앞뒤 가릴 것 없이 일에만 매달렸던 시대, 문화생활은 그야말로 사치에 지나지 않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다. 이제 겨우 생활수준이 나아져 문화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문화 수준도 순식간에 높아져 버린 일본의 예는 참 부러운 사례다. 단지 경제성장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화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사람들, 경제뿐 아니라 문화도 중요하다는 것을 안 지식인들의 안목도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부러웠던 부분이 바로 그 점이었다. 20세기 초부터 때론 사회환원 차원에서, 때론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된 일본인들의 미술 사랑은 지금의 일본에게 풍요로운 미술관을 남겨 주었다.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그들의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수집은 상당한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두 가지 점에 놀랐다. 첫 번째는 미술관의 숫자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에는 서양 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이 지방 소도시까지 합쳐 무려 5,000여 곳이 있다고 한다. 국내의 미술관은 이에 비해 양적이나 질적으로 택도 없는 수준이다. , 이런 미술관이 큰 도시 위주로 자리잡고 있는 우리에 비해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까지 상당한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이 있다고 하니 놀랍다.

 

두 번째로 놀란 점은, 바로 그 컬렉션의 질적인 면이다. 고흐, 르누아르, 모네, 피카소, 램브란트, 고갱, 마티스, 세잔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은 물론이고, 미술 현대미술 작가들인 마크 로스코나, 폴 스트랜드 등의 작가 작품들도 많다고 한다. 솔직히 일본에 이 정도의 컬렉션이 있는지 몰랐다.

 

우린 보통 문화 선진국이라는 유럽에 여행 갈 때, 빼놓지 않고 미술관을 여행 코스에 넣고는 한다. 프랑스에 가면 루브르 박물관에 가고, 유럽 주요 도시에 가면 국립 미술관에 간다. 인기 작품들을 그만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미술관 수도 많고 관리도 잘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여행을 할 때 미술관에 간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서양 미술은 당연히 서양 문화권에 있을 것이란 생각과 본고장에서 보아야 진수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일본 내 서양 미술관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 일본 여행을 간다면 미술관도 꼭 코스에 포함 시켜야 할 것 같다.

 

저자가 들려주는 미술과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아간다. 여행기처럼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술관을 즐겨도 좋고,그 이야기에서 말하는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 또 미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즐기는 것도 상당한 재미를 보장한다. 작품의 수집이나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이야기도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대해 흥미를 갖게 만든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상당히 포진한 책이었다.

 

일본 미술관의 사회환원 사례를 통해, 유명 작품들을 한낱 투자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우리 미술 문화가 많이 아쉽다. 재벌가의 창고에 들어가 있을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적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우리도 미술 관람을 위해 미술관을 찾을 수 있도록 멋진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미술관에서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분명 이런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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