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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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퍼, 인간을 심판하다 - 산 자와 죽은 자 _ 스토리매니악


'넬레 노이하우스' 는 인기 작가로 한국 출판계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전혀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가 첫 작품으로 대단한 사랑을 받고, 이어 나오는 시리즈 작품마다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소설로 시작한 작가의 '타우누스 시리즈' 는 벌써 여러 권이 소개 되었는데, 이번 작품 <산 자와 죽은 자>는 이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나이퍼' 라 불리는 연쇄살인범을 쫓는다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와 산책하던 노인, 손녀 곁에서 요리하던 노인, 음악 교사인 청년 등, 평생 나쁜 일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선량한 사람들이 살인범의 총에 맞아 살해된다. 묻지마 살인인지. 사이코패스의 짓인지, 의도를 지닌 살인인지, 피아와 보덴슈타인을 중심으로 한 경찰이 이 살인범을 쫓는 줄거리다.

 

저격 총을 사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범. 이야기의 초반에 등장하는 이 살인의 행태는 차분할 정도로 냉정하다. 그 냉정한 살인마를 일상과 더불어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쫓는다. 작가의 '타우누스 시리즈' 가 다루고 있는 이러한 형태의 구성은 이야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그의 이야기는 천천히 따라가게 되지만, 그렇게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깊은 늪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야기의 늪에 빠질 때쯤에는 많은 의문들이 생겨난다. 이 살인범은 막무가내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아닌 명백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 그 목적이 '심판' 이라는 점, 왜 이 살인범이 심판을 하고 다니며,  심판을 받을 자가 아니라 선량한 가족들을 노리는가 하는 점 등의 의문이다.

 

이 의문들을 피아와 보덴슈타인 풀어간다. 뭔가 배후에 복잡한 사정이 있을 것만 같은 이 사건을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의 주변을 탐문하며 하나 하나 비밀을 벗겨간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만나게 된다. 사람이 사람에게 행하는 여러 종류의 폭력, 인간의 생명을 둔 위험한 돈 거래 등, 인간의 이면에 숨은 어두운 면면들이 드러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만들어낸 다양한 인간의 감정들이 캐릭터를 통해 드러나는 부분은 작가의 대단한 역량 중 하나다.이 사람간의 감정들이 살인을 부르고, 또 그 살인에 얽힌 비밀들을 만들어낸다. 이 소설에서도 이러한 비밀들을 조금씩 들여다 보는 재미가 대단하다. 시리즈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그 재미가 더 촘촘하다.

 

마치 잘 만들어진 범죄 미드 한 편을 보는 듯 하다. 범죄에 대한 수사의 줄기, 수사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인간들의 감정들,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까지, 재미 있는 이야기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속도감 있게 후루룩 읽어 내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이러한 것들을 하나 하나 즐기며 이야기에 몰입하여 읽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결말에서 느끼게 되는 또 다른 감정 또한 이야기의 백미라 보여진다.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여러 모로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후에 시리즈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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