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몇 초의 시간이 만들어 내는 기적의 메시지 - 냅킨 노트

냅킨 노트 - 마음을 전하는 5초의 기적
가스 캘러헌 지음, 이아린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단 몇 초의 시간이 만들어 내는 기적의 메시지 - 냅킨 노트 _ 스토리매니악

아주 작은 행동 하나가 큰 변화를 이끄는 경우를 본다. 그것이 어떤 삶의 이야기든 그 변화 과정을 보는 것은 깊은 울림을 가져 온다. 그것이 활자로 인쇄되어 내 눈 앞에 펼쳐질 때, 가슴 가득 차오르는 그 무엇을 느끼곤 한다.

그 이야기가 죽음을 앞둔 사람의 이야기라면 그 감동의 깊이는 또 달라진다.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기에 더 그렇다. 이 책의 이야기 또한 그렇다. 암이라는 일생일대의 난적을 만나, 5년 생존도 담보 하지 못하는 상황의 저자, 그가 작은 행동을 통해 이룬 큰 변화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천사 같은 딸이 태어나고,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가정을 이루고 있던 저자에게 인생 최대의 시련이 찾아온다. 병원에서 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향후 5년 이상 생존율이 8퍼센트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도 이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딸 '엠마' 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저자는 그러나 좌절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엠마를 위해서라도 암을 이겨내기로 생각하고, 그 누구보다 공격적인 환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약속.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일 도시락을 싸며, 그 안에 냅킨 노트를 써서 넣어 주는 것, 저자는 이 약속을 꼭 지키기로 스스로에게 굳게 약속한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는, 이 냅킨 노트를 쓰며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들을 담담히 적어 내려간 기록이다. 암이 발병했을 때부터, 힘든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 갔는지, 엠마에게 어떤 마음으로 냅킨 노트를 남기고, 딸과의 사랑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확인하였는지를 하나하나 정성 들여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를 읽어 나가면, 필연적으로 느끼게 되는 몇 가지가 있다. 바로 삶과 사랑 그리고 가족이라는 키워드다. 마치 죽음의 시간을 정해 놓은 것 같은 상황에서 두려움과 절망에 맞서 싸우며 하루 하루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저자의 마음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누군가에겐 이토록 절실한 삶, 누군가에겐 하루 하루 소중한 삶, 그 삶을 저자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만나게 된다.

또, 그 삶의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사랑의 의미는 이 책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지 싶다. 누구나 사랑의 위대함을 알고 있지만, 막상 그 사랑을 절실히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다. 늘 곁에 있다 생각하고, 늘 잡을 수 있다 생각하기에 더 소홀한 사랑의 의미가, 큰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그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는 저자의 모습을 볼 때, 나 또한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삶과 사랑을 통해 저자가 깨닫는 것은 가족의 중요성이다. 딸 엠마를 위해, 아내 리사를 위해, 저자는 꼭 병을 이겨내기로 결심하고 하루 하루를 분투한다. 저자가 살아 가기로 결심하고, 사랑을 느끼는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었고, 그 가족을 위한 또 하나의 표현이 바로 냅킨 노트인 것이다. 가족을 위해 단 몇 초만 시간을 내라고 제안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매일 딸의 도시락을 싸주며 적어 넣는 냅킨 노트는, 그 메시지에 위대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짧은 순간을 온전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쓴다는 그 마음 자체가 위대한 것이다. 저자는 그 위대함을 몸소 느꼈고, 그것은 그의 인생 자체를 바꾸어 놓기도 했다. 더 행복한 인생, 그것은 826장의 냅킨 노트가 만들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적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만들어낸 작은 기적, 그러나 큰 울림을 만나 보았으면 한다. 그 안에 담긴 삶과 사랑과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다시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