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을 여행하다 -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제10회 리뷰대회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책 세상을 여행하다 -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_ 스토리매니악

'책'이라는 나라로의 여행

책을 읽다 보면 책이 하나의 놀이터로 느껴질 때가 있다.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감동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슬픔과 허탈함 깨달음 등,다양한 감정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미난 놀이터가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다. 재미난 것은 책마다 만들어 놓은 놀이터의 모습이 전부 다르다는 것이다. 그 각기 다른 매력과 즐거움 때문에 마치 이 나라 저 나라 여행을 다니듯, 책을 옮겨 다니며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책이라는 나라로의 즐거운 여행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미쳐 발견하지 못해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자꾸 새로운 여행지를 소개해주고, 그 여행지가 가진 매력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는 '서평'이라는 훌륭한 방법으로 이룰 수 있다. 책 한 권을 소개하고 그 책이 주는 즐거움과 감정을 이야기하는 서평이야말로 책으로 안내하는 훌륭한 안내자라는 생각을 한다.

내 주위에도 서평을 잘 쓰는 분들이 많고, 그분들의 서평을 통해 새로운 책을 소개 받을 때가 많다. 그렇게 만난 책이 내 마음에 쏙 드는 여행지일 경우에 느끼는 행복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좋은 서평을 쓰는 분들을 아는 만큼, 내가 좋은 책으로 안내 받을 확률은 높아진다. 내 힘 하나도 들이지 않고, 좋은 여행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훌륭한 책 안내자를 만나다

나는 오늘 또 한 명의 훌륭한 안내자를 만났다. 너무도 유명해 굳이 덧붙일 말이 필요 없는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다. 단지 그가 쓴 책 때문에 그가 훌륭한 안내자라는 것이 아니다. 이 책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은 그가 평생 쓴 3천여편의 서평과 에세이 중에 빼어난 글을 가려 묶은 책이다. 즉, 그의 작품이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행복한 여행

약 73편의 책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각각의 책에 대해 작가가 느낀 바, 독서 체험 등을 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즐거운 여행을 떠난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터벅터벅 걸으며 책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바람을 맞는 듯 책에 대해 말하고, 때론 배를 탄 듯 넓은 시야를 갖고 책에 대해 고민한다. 책에서 책으로 옮겨가며 새로운 여행지를 계속 옮겨 다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여행을 통해 몰랐던 책들의 매력을 새로 느끼고, 고루하다 미루어 놓았던 책들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 또, 나랑은 맞지 않다 여겼던 책들의 이면을 느낄 수 있는 시선은 어떤 것이 있나 되새겨 보고, 이런 책도 있구나 하며 새로운 만남을 즐기게도 된다.

헤세의 시선

작가는 꾸준히 책들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써왔는데, 그 글을 왜 썼는지 이 책에 실린 글을 보며 이해하게 된다. 헤세가 책을 통해 얻으려던 것, 또 전해주려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다. 그만의 시선을 통해 책을 어떻게 통합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재구성할지, 그가 바라 본 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적극적인 자세로 책을 대해야 얻는 것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작가처럼 수 많은 책을 읽을 자신도 또 그것에 대한 글을 남길 자신도 없지만, 작가의 책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꼭 배워 보고 싶다.

즐거운 교감의 시간

헤세가 소개하는 책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책과 내가 교감하고, 책을 바라보는 헤세와 교감하고,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교감하는 귀한 시간을 맛 보았다. 언젠가, 나의 서평이 지금 내가 헤세의 글에서 느낀 것과 같은, 교감의 즐거움을 내 서평을 읽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