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는 어떻게 거인 롯데가 되었나
김태훈 지음 / 성안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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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그룹의 DNA를 들여다 보다 - 신격호는 어떻게 롯데의 거인이 되었나 _ 스토리매니악


욕 먹는 재벌

 

갑질이 인기다. 필요 없는 물건을 억지로 사게 만들고, 자신들의 이익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대리점을 협박하고, 심지어는 땅콩 제대로 안 줬다고 안전과 법을 깡그리 무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일어났다. 이쯤 되면 갑질은 재벌의 필수 옵션이요 HOT 아이템 아닌가 싶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 재벌은 유난스럽다. 외국의 재벌은 시민들의 존경을 받지만, 우리 나라 재벌은 욕을 먹는다. 그 이유를 재산 형성 과정 때문이라고 한다. 탈법과 불법으로 쌓아 올린 재산, 그 재산 위에 서서 사람을 자기 발 밑으로 보는 사람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재벌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래도 배울 점은 있다

 

솔직히 지금의 재벌 2, 3세들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배울 점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가 부를 쌓아 올리는 시스템은 배워도 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 나름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들 기업의 형성 과정은 분명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소위 말하는 창업주들의 성공 스토리 말이다. 적어도 그들은 우리처럼 가진 것 없이 시작했고, 노력과 열정으로 큰 기업을 일구었다. 그들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하려 했고, 이것은 지금의 대재벌들의 뿌리가 되었다. 우리는 분명 그 창업 과정, 창업주들의 성공 과정에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

 

왜 신격호인가?

 

이 책의 저자는 그 배울 점을 찾기 위해 '신격호'를 선택했다. 왜 신격호였을까? 롯데 그룹의 창업주이자 90세를 넘은 나이에도 현역으로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그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기에? 저자의 프로필을 보면 그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해소 된다. 저자 자신이 롯데 그룹 출신이기에, 롯데라는 곳에 담겨 있는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그렇기에 신격호라는 인물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단지 그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왜 신격호라는 인물에 주목하고 그 인물에게서 어떤 배울 점을 찾았는지 세세히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우선 그의 시작에 주목했다. 신격호는 우리처럼 가진 돈이 없었고 평범했던 사람이다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기회를 만들어간 사람이다. 평범한 직장을 선택했던 그였으나, 미래를 바꾸기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기회를 찾아나선 그 시작, 저자는 그 출발점에 주목해 지금의 성공을 이야기한다.

 

신격호의 성공 요소

 

저자는 신격호의 성공이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 시작과 기회를 어떻게 잡았고 어떤 준비를 하였는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부분은 신격호의 미래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와 그 과정을 어떻게 이행했는가 하는 점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키워드를 통해 그 의지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며 나는 신격호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고, 그가 걸어온 성공의 길이 형성된 과정을 일부분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성공 요소들이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신격호라는 인물만의 색으로 채색 된 듯한 느낌이다.

 

신격호의 경영 철학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신격호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기업을 형성하는 과정에도 필요하지만,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리더의 경영 철학이다. 창업주가 진두지휘 하고 있는 그룹이니 만큼, 그 경영철학이 더 생생히 살아 있을 법하다. 저자는 한 챕터를 할애하여 그의 경영 철학을 세세히 이야기한다. 롯데가 형성 된 과정은 물론 지금의 롯데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그들만의 경영 철학, 그 내용을 통해 롯데라는 기업은 물론 신격호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왜 일반론이어야 했나?

 

신격호라는 인물을 통해 그가 가진 성공의 요체를 들여다 보려는 시도는 좋았다고 본다. 하지만, 그 풀이 과정은 못내 씁쓸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들었던 생각이 있다. 바로 신격호라는 인물을 통해 성공의 힘을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일반론에 신격호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곁들여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신격호라는 인물의 일화를 곁이고 그에 대한 여러 이야기는 분명 좋았으나, 그 성공의 요체에 대한 내용들은 일반적인 성공론,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성공의 핵심은 분명 비슷할 수 밖에 없으나, 좀 더 신격호만의 성공 요인들, 좀 더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요인들, 저자만의 관점을 더 극명히 드러나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롯데의 본체를 보다

 

그래도, 롯데라는 기업의 본체를 알게 된 것은 만족스럽다. 삼성이나 현대의 창업주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신격호 회장의 이야기이기에 더 만족스러운 감이 있다. 요즘 한참 롯데월드2 빌딩으로 욕 먹고 있는 롯데이긴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지금의 롯데가 되었나 하는 것을 신격호 회장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배울 점은 명확해 보이지만, 그만큼 취사선택을 잘 해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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