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성으로 이해하는 사랑의 노래 - 슬픈 카페의 노래 _ 스토리매니악​

 

세상엔 참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다. 순수한 사랑, 계산적인 사랑, 파괴적인 사랑, 안타까운 사랑, 경악스런 사랑 등, 그 형용사는 몇 개를 붙여도 모자라다. 앞에 어떤 형용사가 붙느냐에 따라 우리의 사랑은 행복하기도 고단하기도 고통스럽기도 하다. 잘 생각해보면 모든 사랑이 얼마간의 고통은 수반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이 소설에서 노래하는 사랑은 '기이한 사랑'이다. '기이한'이란 형용사가 딱 어울린다. 미국 남부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홀연히 사라진 남자, 그리고 홀연히 나타난 또 다른 남자. 떠난 남자는 증오하고 나타난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 이들을 이어주는 카페라는 공간적인 배경까지, 모든 것이 기이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상한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사랑은 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 마치 꼬리잡기를 하듯 사랑은 이어지고 애증이 동반된다. 그 섬세한 묘사가 더 없이 일품인 소설이다. 아주 작은 행동 하나에도 아주 작은 심리 묘사 하나에도, 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묻어 있다. 작가는 그 묘사들을 모아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엮어냈고, 이는 사랑이라는 원초적인 본능의 본질을 찾게 만든다.

 

작가는 이 원초적 본능에 대한 표현을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극명히 드러내준다. 황폐하기 그지 없는 마을에 생긴 카페라는 공간은 마을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더불어 그 카페의 주인인 '어밀리어'에게도 사랑이라는 훈풍을 불어 넣는다. 그 곳에 나타난 또 하나의 파괴적인 사랑은 그 따뜻한 사랑의 상징인 카페를 철저히 부숴버린다. 그리고 남는 것은, 다시 황폐함뿐이다.

 

이는 단지 공간으로서의 파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을 빌어 어밀리어의 내면을, 사랑의 끝에 남은 고독이라는 뜨거운 고통을 상징하는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 카페라는 공간이 묻어 났고, 그 공간을 통해 형상화 된 어밀리어와 두 남자의 사랑이 묻어 났다. 결말에 이른 어밀리어의 모습을 보면 결국 사랑은 혼자만의 것이라는 진리에 다다르게 된다. 또한, 사랑은 반드시 고독과 고통을 수반한다는 진리도 이해하게 된다.

 

언뜻 보기엔 그 의미를 잡아내기 쉽지 않아 보이지만, 흐르는 전개에 감정을 맡기면 자연스레 그 모든 것이 배어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이성은 이해 못해도 감성이 앞서 이해한다. 사랑하는 자의 슬픔이 뚝뚝 떨어지는 소설이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2119168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