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스 테일 1 스토리콜렉터 20
마크 헬프린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신기루로 보여지는 도시의 판타지 - 윈터스 테일 _ 스토리매니악

 

글이란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도 작가마다 작품마다 문장마다 다른 맛을 낸다. , 읽을 때마다 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 그것이 글의 마법이다.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데도 이렇듯 다양한 느낌이 만들어지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 글들이 모여 만들어진 소설 또한 그렇다. 비슷한 주제, 비슷한 소재를 사용하여도, 그 맛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소설은 늘 새롭고 기대 된다.

 

이 소설을 대하는 마음도 그랬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그곳에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 어쩌면 판타지 같은 이야기... 분명 새로운 느낌의 이야기를 기대 한 것이 사실이지만,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달라도 정말 다르구나다. 뭐라 말로 표현하기도 참 힘들만큼이다.

 

이 소설 <윈터스 테일>은 설원의 신기루 같다. 하얀 눈이 반사하는 빛에 눈이 어지러워져, 있을 법하면서도 없는, 없는 듯 하면서도 있을 듯한, 표현의 말을 찾지 못해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묘한 신기루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은유와 비유의 환상들, 그 사람들의 자취로 만들어낸 삶의 이야기가 신기루의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이야기는 '피터 레이크'라는 한 남자의 시선으로 진행 되지만, 이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은 도시 그 자체로 보인다. 피터 레이크의 뉴욕 생활이 차분하게 펼쳐지지만, 그 시선이 구석구석 훑고 있는 것은 <도시>. 구름 장벽으로 드리워진 도시의 외관, 그 복잡성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인간과 함께 성장하고 힘겨워 하고 나이 들어 가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순간 순간을 보는 것만 같다.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피터 레이크', 순수성 그 자체인 소녀 '베버리', 도시의 악을 대변하는 '펄리 솜즈' , 다양한 인물들이 도시 속에 존재하며 삶을 보여주고, 또한 그들이 소멸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도시가 주는 인간이 대변하는 많은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의 은유에 묻혀 있기도 하고, 날카로운 비유로 전달되기도 하며,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는 상징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솔직히 이 소설을 상당히 어렵게 읽었는데, 바로 이런 부분들이 이 소설을 어렵게 읽게 된 하나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말한 대로 쉽기만 한 소설은 아니다. 일종의 판타지라고 하면 쉽게 이해되는 면이 많은데, 이 소설은 판타지를 넘어선 신기루에 가깝다. 그 실체를 정의할 수 없는, 뭐라 형언하기 힘든, 그래서 읽어 내기가 만만치 않은 소설이다. 문장을 쫓아 눈을 움직이면서도 그 내용을 이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 신기루가 만들어내는 판타지 속에서, 그 판타지가 만들어내는 심상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그리고 자본주의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읽고 난 후에 주인공들의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을 조용히 따라가다 보면 얻게 되는 결론이다. 때로는 추상적인 분위기 속에, 때로는 직설적인 대사로, 이 모든 것들은 작가는 표현해내고 있다. 어려우면서도 명쾌한 복잡하면서도 모순되는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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