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 개정판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비 오는 계절에, 사랑이 돌아오다 - 지금, 만나러 갑니다 _ 스토리매니악 

 

이 소설은 두 번째다. 약 팔 년 전, 비 오는 계절에 한 번 읽고, 이번에 또 읽었다. 보통 좋은 책은 여러 번 읽는다고 하는데, 이 소설도 나는 그런 책 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아마도, 여러 번 더 읽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좋아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생각하면 우선 깊~게 숨을 '~~'하고 내쉬게 된다. 이야기가 주는 먹먹함의 감동을 가슴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단순한 사랑의 이야기 같지만, 너무나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로, 읽는 내내 저릿함에 떨게 된다.

 

'다쿠미'와 그의 아들 '유지'는 그리움이라는 사랑의 감정에 빠져 산다. 1년 전 비의 계절에 잃은 아내이자 엄마인 '미오'를 그들은 마음 속으로 그리워하고 그녀의 빈자리를 여실히 느끼며 살아간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그리워지고, 시간이라는 지우개로 그녀에 대한 기억이 지워지지 않도록 다쿠미는 노트에 그녀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다.

 

그리움의 감정은 그녀를 1년 후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도록 만든다.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 오겠다는 말을 남긴 미오는 그렇게 그들을 찾아온다. 그러나, 그녀는 기억을 잃은 채고, 그녀를 다시 보내고 싶지 않은 다쿠미와 유지는 애틋함의 사랑을 시작한다. 엉망인 생활의 이유를 둘러대고, 그녀가 병으로 1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삼킨다. 그녀와 살던 때의 감정이 오롯이 되살아나 너무나 그리웠던 그 시절의 사랑을 다시금 느낀다.

 

그녀가 돌아와 그리웠던 사랑의 감정을 다시금 느끼는 이 부분을 너무나 좋아한다. 놓치면 깨어질까 조심조심 사랑을 지키려 하는 다쿠미와 유지의 어수룩함이, 기억을 잃은 채 사랑의 감정을 다시금 만들어 가고 있는 미오의 아름다움이, 그들을 둘러싼 따스하고 그리운 감정이 가슴을 툭툭 두드린다.

 

그러나, 기적은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이 돌아온 이유를 알게 된 그녀는 조금씩 다시 떠날 준비를 하고, 이를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담담히 맞아들이는 다쿠미와 유지의 모습은, 먹먹함으로 가슴 전부를 메우기에 충분하다. 문장을 쥐어짜면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다. 다쿠미의 사랑에 대한 눈물이, 유지의 애틋함에 대한 눈물이, 이를 보는 나의 안타까움의 눈물이 말이다.

 

 

비가 오는 계절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잔잔한 비가 세상에 가득 찰 때면 문득 다쿠미와 유지가, 그리고 미오가 생각나곤 한다. 사랑을 한다는 것도 미묘한 감정의 연속이지만, 그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가슴에 두며 살아간다는 것 또한 미묘한 감정의 연속이다. 이 소설은 그 감정의 순수한 속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지금은 비의 계절이 아니지만, 어느 때, 비의 계절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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