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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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사진에서 삶의 또 다른 향기를 느끼다 - 날마다 새롭게 _ 스토리매니악

 

나는 믿는 종교가 없다. 나란 인간이 종교와는 참 맞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고, 종교 그 자체에 적잖은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난 어려서부터 여러 종교를 접해왔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절도 다녀봤고, 동네 형 따라 성당에도 다녀봤고, 미션 스쿨을 다니며 기독교도 접해 봤다. 좀 곁다리긴 하지만, 무속신앙이나 전통종교 쪽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깐이나마 접해 본 경험도 있다.

 

, 결론은 그 어떤 종교도 나랑은 맞지 않고, 종교라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더 늘기만 했다는 거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종교란 것에 무관심 하고, 단지 쉬는 날을 통해 보게 되는 정도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종교의 다른 면을 조금씩 보게 되는데, 내가 그 종교를 믿고 교리를 따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쉼터 혹은 관심거리로 보게 되는 경향이 늘어 난 것 같다.

 

이런 내 이야기를 들으면 종교인들이 불경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난 원래의 종교, 종교 그 자체의 목적이 이런 것이라 믿고 있다. 때문에 종교가 없어도 종교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적잖이 보는 편이기도 하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의 하나지만, 책을 만나고 딱 드는 생각이, '이 책 내가 종교를 보는 목적과 잘 부합하는 책인데?'하는 생각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이야기를 빌면 '사진공양집'이다. 법정스님이 창건했다는 '길상사'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고 사진이 이야기하고 있는 바를 저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불심으로 해석한 글을 담고 있다. 법정스님의 생전 미공개 사진이 대거 수록 되어 있고, 스님과 연관 된 다양한 인연담은 물론, 길상사의 소소한 하루하루의 모습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다.


자비심이란 이웃으로 향한 따뜻한 그 마음이 아니겠는가

책에는 강요가 없다. 불교에 대한 믿음을 재촉하는 글도, 불교의 교리를 설파하는 문장도, 불교 그 자체가 종교의 중심이라는 이기심도 없다. 그저 길상사의 차분한 모습들을, 그 모습 속에 계셨던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차분히 전하고만 있다.

 

저자의 생각이 글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사진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 나의 구분이 없는 종교의 가르침, 법정스님의 나눔의 정신, 우리가 삶 속에서 얼마나 ''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책 속의 사진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종교의 모습이 사진에 있었고, 내가 원하는 종교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안식이 이 책의 사진에 있었다.

 

하나의 사진을 보며 긴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하고, 어떤 사진을 훌훌 넘기며 눈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서울 도심의 한 복판에 있는 이 절이 궁금해지기도 했고, 그 시간의 단편이 책 속에 존재함을 신기하게 느끼기도 했다. 뭐랄까, 보여지는 이미지는 한 가지지만,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수 천, 수 만가지가 되는 묘한 사진들이다.

 

종교의 굴레를 떠나 책 속에 존재하는 삶에 대한 가르침을 느껴 보기를 권한다. 삶을 보는 눈이 제각기 다르듯이, 사진을 통해 보는 삶의 모습도 전부 다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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