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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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잡게 하는 할배의 백 년 모험담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_ 스토리매니악

 

요즘 핫(!)한 할배들이 있다모 방송국의 예능인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기자 4인방인데그 인기가 대단한가 보다할배들이 배낭여행을 떠나 좌충우돌하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나 보다이 혈기왕성(?)한 할배 군단에 한 명을 더 끼워 넣어야 할 것 같다바로 이 책의 주인공으로 올해 백 살이 되신 '알란할배다.

 

스웨덴의 한 양로원에서 백 살 생일 파티를 앞둔 알란은 창문을 넘어 화단으로 뛰어 내린다양로원에서 무기력한 삶을 지내느니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것이다그는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예의 없는 한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친다그런데그 트렁크에는 돈다발이 가득 차 있었다이로 인해 큰 말썽이 벌어지며 이야기가 전개 된다.

 

백 세라는 꽉 찬(?) 나이의 할배가 근력도 좋다창문에서 뛰어내려 도주를 감행하다니 말이다그러고도 모자라 한 청년의 트렁크까지 훔친다그러고는 난데 없는 소동에 휘말린다첫 장면부터 사고칠 것 같던 할배가 제대로 사고를 치고 이야기가 묘하게 흘러간다

 

그 이야기가 꽤나 유쾌하다도피 과정에서 알란이 겪는 모험은 현실과 살짝 괴리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있을 법하다그 미묘한 어긋남의 차이가 이야기에 유쾌함을 불어 넣는 것 같다.

 

단지 도피 과정만을 따라가는 구조는 아니다백 세 노인의 모험과 더불어 이 소설에선 알란의 백 년 세월이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사회에 나간 알란은 세상을 둘러 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고향을 떠난다재미난 것은 알란이 가는 곳마다 의도치 않게 세계사의 격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고마오쩌둥의 아내를 구해내고심지어는 북한에 가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기도 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는지 말이다알란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모두 맞닥뜨리게 되고그 사건의 한 가운데서 벌이는 알란의 활약(?)을 볼 수가 있다그 상상력의 발칙함이 더 없이 즐겁다.

 

단지 즐거움만을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우연과 과장으로 이루어진 설정이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그 유쾌함 속에 다양한 여운을 심어 놓았다.알란의 유쾌한 걸음을 쫓아가다 보면이데올로기에 대해종교에 대해인생에 대해그 각각이 지닌 무게감을 느껴볼 수가 있다즐겁게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중간중간 이런 여운을 만나게 되면 이 책이 지닌 무게감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백 세가 된 할배가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지는 몰랐다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죽 훑어 볼 수 있게 해주고백 세 할배의 유쾌한 모험에 동행하게 해준다할배의 뒤를 쫄랑거리며 따라가다 보면 유쾌하고 즐겁고 때로는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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