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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토리 - 트렌드를 창조하는 지식군단
장정훈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네이버 스토리라는 책이 나오니 네이버와 구글을 비교하는 얘기가 자연스레 나온다.
그런데 정말 짜증나는 건 둘을 비교하는 태도다.
구글은 젊고, 진취적이고, 사용자 중심이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검색의 미래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구태의연하고, 생산자 중심이고, 독점의 지위를 무자비하게 휘두르고 있으며, '지식인'이라는 쓰레기 검색으로 이용자들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태도 말이다.
하나 생각해야 할 게 있다. 구글이든 네이버든 둘 다 사용자를 생각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둘 다 돈을 버는 일이 지상 최대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중요한 건 구글은 세계 각국 영어를 기반으로 하는 이성적 소비자를 위해 태어난 '비즈니스 모델'이며, 네이버는 한국이라는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감성적 소비자를 위해 탄생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이다.
둘의 발전 방향은 결국 이용자의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의해 갈렸다고 볼 수 있다. 정보가 늘 지적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네이버를 보면, 당연히 쓰레기로 밖에 안보일터.. 하지만 생활과 경험의 지식을 구하려는 이용자들에게는 구글이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도구인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네이버가 일방적으로 욕만 먹는 것 같아 딴지를 걸어봤다.
어쨌거나 책 얘기를 좀 하면 이렇다. 뭔가 네이버만의 성공 비밀이나 특별한 경영 노하우, 전략 뭐 이런 걸 찾는 사람들에게는 솔직히 좀 실망스럽겠다. 1부, 2부에서는 90년대 후반에 벤처기업이 우르르 생기고 IT거품이 빠지던 당시 얘기가 넓게 진행되고 있어서 네이버에만 집중하지 못한 듯한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이 어떻게 흥하고 망하고, 네이버가 어떤 과정을 거쳐 1등을 차지하고 지키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이나, 적어도 인터넷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야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텍스트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