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평점 :

종교가 딱히 없으니 마음이 심란할 때, 혹은 머리가 너무 아플 때,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때 읽을만한 책을 이리저리 찾게된다. 물론 세월에 따라 옆에 두는 책들이 변하긴 하지만 가끔씩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내 생활을 다잡게 만드는 책! 그게 바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다. 워낙 책이 유명하니 다들 잘 아실 듯. 얼마전 류시화님이 옮긴 버전이 나왔다길래 잽싸게 챙겨 읽었다.
20대 때 읽었을 때랑 30대 초반에 읽었을 때, 애엄마가 되고 난 뒤에 읽었을 때 느낌이 다 다르다. 그런데 여러번 읽어도 언제나 가슴에 새겨둘만한 구절을 발견하게 되는 고전의 힘. 역시!! 힘이 된다.

이 구절은 다른 육아맘들이랑 꼭 나누고픈 구절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육아서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1923년에 이책이 나왔으니 칼릴 지브란의 영향을 받은 탓인듯?
-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 그대는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을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 아이들의 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조차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와우!!!!!
이 구절은 진짜 캘리그라피로 이쁘게 써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적어둬야겠다. 영혼의 집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니. 정말이지 육아의 정답인듯. 물론 정답을 알아도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지만 매일 이 구절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그대는 활이며, 그대의 아이들은 살아 있는 화살처럼 그대로부처 쏘아져 앞으로 나아간다.
- 그래서 활 쏘는 자인 신은 무한의 길에 과녁을 겨누고, 자신의 화살이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가도록 온 힘을 다해 그대를 당겨 구부리는 것이다.
- 그러므로 그대는 활 쏘는 이의 손에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그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듯이 흔들리지 않는 활 또한 사랑하기에.
이 구절은 해설이 필요한듯하지만. 나 나름의 해석을 해보자면... 부모는 활인데 자식인 화살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구부린다는건 희생...을 뜻하는게 아닐까... 싶으다. 하지만 그걸 희생으로 여기지 말라는 거지. 왜냐면 우리 아이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매 페이지 생각할 거리를 너무 많이 주는 책이라 한권을 끝까지 읽는데 시간이 걸렸다. 책 뒤쪽엔 영문판까지 있어서 요즘 영어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도 딱인 책. 영어로 읽으면 좀더 리드미컬하다. 마치 성경을 낭송하는 듯한...
종교가 없지만 인생의 잠언서 같을 걸 찾는 분들에게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강추한다. 후회하지 않을 거임. 이건 소장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