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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ㅣ 음악의 글 6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미애 옮김 / 포노(PHONO) / 2018년 2월
평점 :

요즘 인문서적 <그릿>을 읽고 있다. 그릿을 읽으며 재능과 노력에 대해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릿>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 또한 '재능'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거였다. 위대한 업적을 거둔 사람들은 특별한 '재능'이나 '천재성'이 있을 거라는 편견 말이다. 물론 재능으로 이룬 업적보다 노력으로 이룬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결국 그들도 우리와는 다른 재능이 있을 거다'라는 이중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거다. 근데 <그릿>을 읽고는 그런 나의 편견이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그리고 이책을 읽으며 '천재'에 대한 내 생각도 바뀌게 되었네. 특히나 음악은 어떤 분야보다 '재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말이다. 모차르트는 진짜 천재고...
이책은 그동안 많은 책에서 미화해온 모차르트 이야기를 당시 모차르트가 처했던 사회적 상황을 분석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모차르트를 분석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모차르트가 5살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즉흥적인 피아노 연주도 잘하고, 무수히 많은 위대한 곡을 작곡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천재라 생각한다. 그의 천재성과 그가 작곡한 제법 유명한 몇몇 클래식 곡들만 드문드문 알고 있는거다. 근데 이책은 모차르트가 살던 당시 시대를 심도있게 분석하며 그가 작곡한 위대한 곡들이 모차르트의 천재성의 산물이 아니라 그곡을 받쳐야했던 귀족들에 대한 '아첨'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모차르트가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기까지 그의 아버지 역할이 컸는데. 궁정 시대의 전형적인 소시민이었던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려고 했다는 분석을 한다. 그러니까 이책이 이야기하는 걸 정리하자면 모차르트는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천재라는 거다.
모차르트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게 아니라 그가 살아내야했던 환경과 시대에 적응하거나 저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거다. 뭔가 묘하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능'이 타고난다로 가정함으로써 자신의 노력부족을 커버하려고 하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노력을 덜하기 때문에 '위대한 사람'이 되지 못한게 아니라 '재능'이나 '천재성'을 미화함으로써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려버리는 거다. 그럼 지극히 '평범한 자신'의 모습이 어느정도 미화되니까.
이책 자기개발서도 아닌데 이걸 읽고 있으니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급들더라. <그릿>의 영향도 있고 말이다. 꾸준한 노력이 '재능'을 이기지 못한다는 거다. '재능'에 대한 환상을 이제 깨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