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업무력 ARTS - 슈퍼 인재가 공개 하는 일 잘하는 법의 완결판!
김재성 지음 / 이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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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사회부적응자가 아닐까,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늘 불안한 마음만 지니고 살았다. 김재성 작가님의 슈퍼업무력을 읽으며 무기력한 내 삶의 태도를 되돌아봤다. 감동과 감사로 변화의 초석이 다져진 듯하다. 덕분에 다시 용기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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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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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여행단에 선정되어 만화 '내 누나'를 출판사 '이봄'으로부터 선물받았다. 이 만화책은 뭐랄까. 한마디로 '힐링타임용'이다. (절대, '킬링타임'과 혼동하지 마시길) 숨가쁜 삶에서 편안한 쉼을 얻고 싶다면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보라던 친구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하게 될 줄이야.

 

촌철살인 같은 만화 속 '누나'의 말들에 끄덕끄덕 연신 고개를 아래위로 흔드는 나를 발견. 이 만화책은 여자의 심리와 일상을 차분히 잘 짚어준다. 남자들한테는 그야말로 쿨~하게 여자를 가감없이 이해시킨다. 이 책을 아무리 보고 또 본다한들, 남자들은 당최 여자를 이해 못하겠지만. (그래서, 다행이다) 이 책은 무심한 듯 다감한 면이 있다. 그게 진짜 매력인 것 같다.

 

볼수록 내 얘기 같아서, 만화 속 '누나'는 물론 나와는 좀 다르지만, 어딘가 많이 닮아있어 마치 나의 일상을 그려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녀의 열살 차이나는 '남동생, 준페이'는 나와 한살 터울인 내 남동생 혁이랑 꽤나 다르지만 그럼에도 비슷하고. 나하고 남동생이 떠올라 이 만화를 보면서 마음이 찌르르한 게 왠지 짠하기도 했다. 거참, 신기하게 무진장 공감가는 만화.

 

 

 

"결국 '인생'이란 거야." / "내게는 내 마음대로 써도 되는 시간이 있어." / "내게는 내 인생이 있어." / "그러니까, 내 인생은 네 인생이 아니야." / "뭐, 그런 거야." / "난 그렇게 생각해." /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한꺼번에 큰 소리로 외치면 오히려 약해져." / " 꾸준히 계속 말하는 편이 결국 튼튼하게 커가는 거야." - '내 누나' p.68~69

 

 

 

이 만화에서 언급되는 '힐링용 독서'가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싶게 힐링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진솔하고 소박하고 담백하고 영양까지 담뿍 들어있는 맛깔스러운 책을 읽으니 기분 나쁘지 않게 배가 부른 느낌이 들어 행복하다. 흑흑. 마스다 미리 작가님이 나랑 친한 언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녀의 주변인물들에게 질투가 난다. 화르르~

버린 것을 확인할 수 없어서 인간은 고뇌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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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 기쁘게 살아낸 나의 일 년
수전 스펜서-웬델 & 브렛 위터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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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세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이자 법원 담당 기자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던 수전 스펜서-웬델이라는 한 여성이 마흔넷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소중한 사람들과 남은 생을 기쁘게 살아가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문장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고, 수전의 여정을 눈으로, 마음으로 따라가면서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다. 나에게 이 책은 수전의 이야기를 통해 수많은 '진짜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었다. 어떤 것에 감동하는지, 어떤 삶의 자세를 가지고 싶어하는지, 어떤 나이기를 원하는지, 진짜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치료법도 없고, 치료약도 없는 ALS. 대개 처음 증상이 나타난 뒤 3년에서 5년 안에 죽는다, 고 책에 쓰여 있다. 루게릭병에 걸린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수전은 처음 찾아간 신경과 의사가 히라야마병을 의심하자, "나는 그 병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구절이 너무 가슴 아파서 책을 읽기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나는 울어버렸다. 그러나 페이지를 몇 장 더 넘기자 나의 울음을 단번에 멈추게 할 멋진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질병과 절망에 대한 책이 아니다. 내 멋진 마지막 한 해의 기록이다." 이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눈으로 읽어내렸고 가슴을 약간 두근거리면서 다음 책장을 펄쳤다. 아이폰 터치스크린을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한 글자씩 눌러 이 책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고서 읽었기 때문인지, 읽기에 어려운 책은 아니었으나 꽤나 느린 속도로 정성스럽게 책을 읽었다.

 

수전이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서 자살을 염두에 두기도 했을 때, 자신의 죽는 방식이  가족이 즐겁게 살아가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자신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채는 수전이 멋있었다. 끊임없이 나라면 수전처럼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겠냐고 나 자신에게 되물으면서 이 책을 읽어내려갔는데, 나라면? 과연 나라면? 저런 상황을 맞딱뜨렸을 때 수전처럼 의연한 태도를 견지할 수 있었을까? 수전처럼 꿋꿋하게 웃을 수 있었을까? 수전처럼, 자신의 병이 유전병이 아니어서 자식들에게 유전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만으로 안도하고 평화로워질 수 있을까? 입양아였던 수전이 40년 만에 생모와 만났을 때처럼, 만약 내가 수전이었다면 생모 엘런을 원망하지 않고 담백하게 마주할 수 있을까? 내가 수전이라면 이 책을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을까? 내가 수전이라면.. 어땠을까?

 

"삶은, 가장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그렇게 완벽하다." 이 문장은 정말이지 이 책의 모든 주제를 하나로 집약시킨 명문 같다. 수전은 ALS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 무엇도 기대할 수 없는 순간의 벽에 부딪쳤지만, 완벽한 삶을 살아냈고 자신의 존엄과 소중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책의 중간즈음 '누구든 자기가 사랑하는 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기록해두어야 한다.'라는 수전의 아이폰에서 찾은 2012년 3월의 글이 나온다. 친구가 써준 손편지처럼 소소하지만 수전을 기쁘게 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그때그때 기록한 건데, 그 부분을 읽으니 내가 사랑하는 것에 대한 기록욕구가 샘솟아서 수전을 따라 나도 몇 가지 생각나는대로 기록해두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 - 가족들 손톱손질해주기(내가 손톱손질을 정성껏 해주면 다들 사랑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해준다), 좋아하는 노래 흥얼거릴 때, 가을밤 청량한 밤공기, 왁자지껄 웃으며 즐기는 야구연습, 진하고 달콤한 치즈케이크, 홍대의 한 카페에서 새로 맛본 바밤바 쉐이크, 아직은 뚱땅거리는 게 전부인 우쿨렐레 연주 등등.

 

책에 가끔씩 인용문이 등장하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노자의 말, "가진 것에 만족하라. 있는 그대로에 기뻐하라. 부족한 것이 없음을 깨달을 때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다." 행복에 대한 간결한 핵심이 바로 가진 것 그대로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마음이겠구나. 아니라고 생각되면 하지 말고, 스스로 옳다고 느끼는 것을 하라는 말 역시 나에게 명징한 깨달음을 주었다.

 

세런디피티(Serendipity). 행운. 뜻밖의 기쁨을 발견하는 소질. 나는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에서 얻은 단 하나의 교훈이랄까, 명언을 이야기하라면 단연 '세런디피티'를 꼽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책에서 보았던 많고 많은 말들 중에서도 나의 가슴을 울렸던 문장을 하나 이야기해달라고 누군가 나에게 청한다면, 이 말을 꼭 들려주고 싶다.

 

"나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내게는 오늘이 있다. 내게는 더 줄 것이 남았다. 끝이 다가오지만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

 

수전 스펜서-웬델의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내가 근래 들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다. 내가 느낀 감동과 여운을 다른 이들도 많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 - 기쁘게 살아낸 수전의 일 년 동안의 기록 - 덕분에 나와 당신의 삶에도 기적 같은 단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길은 결코 단순하지 않아. 수수께끼처럼 꼬여 있지. 난 인생도 보고 사랑도 봤어. 우리의 미친 의심들이 내지르는 목소리들이 내게 크게 외치지.짐을 꾸려 여기를 떠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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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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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공감을 많이 얻은 만화 '수짱 시리즈'의 작가 마스다 미리. 이게 마스다 미리 작가에 대해서 내가 아는 전부였다. '수짱 시리즈'를 읽어본 적도 없었고 이번에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통해서 처음 마스다 미리 작가의 글을 접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미지의 작가였고 몇 번 이름을 들어 기대감은 있었지만 마스다 미리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 없었으니 어찌 보면 별다른 기대 없이 마스다 미리 작가의 산문집을 펼쳐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머나! 한 번 책을 펼쳐드니 소소한 감동과 공감, 그리고 웃음이 끊이질 않아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다.

 

소소하지만 소중하게 빛나는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차서 흡족하게 읽었다. 친한 친구의 일상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처럼 편안했다. 각각의 소주제들이 하나의 퀼트 작품처럼 모두 다른 듯하지만 한데 어울려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다음 에피소드들이 궁금해서 계속 읽었는데, 읽으면서 육성으로 웃음이 빵~ 터진 적도 있었고, 글이 전체적으로 귀여웠고, 왠지 너무나 공감가는 문장들에 눈물이 살짝 어리기도 했다. 우선, 방심하고 있다가 웃음이 빵~ 터졌던 부분은 44페이지에 등장하는 'A코스'에 대한 이야기. 평균 연령 40세인 여자 다섯 명이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인기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 메뉴 중에서 가장 싼 A코스는 1,800엔. 다섯 명 모두 망설임 없이 A코스를 주문하려 하자 가게의 남자 직원이 "이 시간이라면 '여자모임'을 위한 실속 코스도 있는데, 어떠세요?" 하고 다른 메뉴를 추천해주었으나 실속 코스는 2,500엔. 그러나 제일 싼 코스보다 가격이 비싸지면 실속이고 뭐고 없다며 실속 코스를 사양하고, 그런데 그 A코스의 전채 요리는 왜건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세 가지 고를 수 었었다. 이때 모두들 들떠서 어느 걸로 하지? 갈등하는데, 복잡한 가게 안 다섯 명이 제각기 세 가지씩 고르면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 것 같은 직원이 "괜찮으시다면 제가 알아서 추천해드릴까요?" 말하자, "적당히 골라주세요!" 할 만큼 어른이 되지 못한 우리는 "직접 고르고 싶어요!" 하고 전원이 거절한다. 하하하.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페 안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하하하, 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우리들의 모습과 꼭 닮아있어서 더 웃음나고 재미있었다. 나와 나의 친구들이 모여서 식당에 갔을 때의 모습과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된' 우리들이지만 여전히 중고교시절 학생 때처럼 여전히 각자 자기 취향에 맞춰 자기 주관을 내세우는 버릇이 남아있다. 그점이 나는 마음에 든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은 어른스럽지 않은 면면들을 발견하게 될 때마다 묘하게 안심이 되곤 한다. 마스다 미리 작가의 산문집 곳곳에서도 조금 어른스럽지 않아도 어른으로서 살아가는데 문제 없다는 식의 호쾌함이 묻어난다. 또한 어른이어도 좋다는 식의 당당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나는 어느 나이에 머문 나라도 나니까 아름답고 좋은 거라며 자신있게 나를 내보이는 것만 같다. 나에게는 예전에 잡지사 기자로 근무하며 인물 인터뷰를 여러 번 진행했던 이력이 있어서일까. 이 책에서 특히 감동을 주었던 소주제는 12페이지의 '인터뷰 후기'이다. 마스다 미리 작가가 신인이었던 20대 시절 신문사 인터뷰를 했을 때의 이야기. <전국지에 실린 그 기사는 따뜻하고 다정하고 애정이 듬뿍 담긴 내용이었다. 그 인터뷰 기사로 인해 새로운 일도 들어왔다. 훗날, 그 기자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그때 고마웠다고 인사를 했더니, "이 사람이 세상에 나오면 좋겠구나, 하는 바람을 담아서 썼습니다" 하고 웃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어떤 자세로 타인을 대하고 바라보고 이야기해야 할지 확실히 감이 잡혔다.

 

<이제 누구도 장래희망이 뭐냐고 묻지 않지만, 어른이 되어도 장래는 있다.>는 문장도 참으로 마음을 울렸다. '꿈을 이루는 것에 지각은 없다'는 말이 생각나는 문장이었다. 애써 교훈을 주려고 하지 않아도 마음에 새겨둘 말들이 많았다. 중간중간 삽입된 귀여운 일러스트도 공감되고 재미있었다. 여자아이, 에서 '여자'만 사용하고, '아이'는 사양할게요, 라는 센스있는 말, 좋다. 딱 좋았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에 가장 끌렸던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오옷! 책 표지가 옅은 핑크색이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 표지. 이러한 디테일을 살피며, '나이가 들어도 언제나 여자이고 싶고, 팔자주름 같은 건 남 일처럼 생각하고 싶은 '여자 마음'을 정말 잘 헤아려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고 소박하고 사랑스러워서 읽고 있을 때도 다 읽고 나서도 기분 좋은 책이다. 방황하는 어른아이와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된 '여자'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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