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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ㅣ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1
매슈 레이놀즈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어 자막을 잘못 번역한 실수 중 기억나는 것은 몇 년 전 마블 블록버스터 <<어벤저스>> 극장 자막에서 등장한 “이젠 가망이 없어”와 영화 말미의 “어머니…”다.
당시 한 번역가의 실수가, 네티즌들의 집단 번역에 의해 잘못되었음이 밝혀지고, 이후 다른 판본에서는 수정되었다.
교유서가 첫 단추 시리즈인 이 책에서 저자는 번역을 한 마디로 정의하지 않고,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고, 번역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단언한다. 번역은 언어들을 섞는 것이라 한다. 번역은 언제나 외교술을 내포하며, 모든 번역은 집단 번역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번역을 단순히 한 개의 문장을 다른 언어의 한 개의 문장으로 옮기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권력, 외교, 종교 등 번역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저자가 설명하는 것들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번역가가 번역한 <<번역>>은 대학생 수준에 맞춰진 번역의 정의, 단어와 맥락, 권력, 종교, 선택과의 관계를 풀어내는 적절한 양과 폭을 갖춘 도서이다.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철학의 명저>>에서 저자 하세가와 히로시는 플라톤의 ‘향연’, 공자의 ‘논어’ 등 15권에 달하는 문학과 철학의 명저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뻔해 보이지만 저자는 그 명저들의 5~6개의 다양한 번역본을 바꿔가면서 읽고 차이점과 자신이 선호하는 번역본을 소개하고 있다. 실로 다양한 번역을 즐기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번역서와 원서를 동시에 확인해보는 어떤 서평자들은 번역자가 ‘원본‘의 고유한 ‘조‘ 또는 ‘정신‘을 포착하는 데 실패했거나 성공했다는 이유로 번역을 꾸짖는다. 그러나, 원본은 어조나 정신을 고유하게 홀로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독자들이 원본에 그런 특성이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사실 근본적으로 말해 ‘하나의 원본‘ 따위는 없다. 독자들과 상호작용하여 여러 해석을 낳는 원천 텍스트가 있을 뿐이다.
📖 명백한 오류의 결과가 아닌 한, 이 다양성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어떤 책을 이미 읽은 후라면, 당신 독법이 옳다고 확인해주는 번역을 과연 원하겠는가? 번역은 동일한 텍스트가 다른 독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놀랍도록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다. 댄 건과 같은 서평자의 해석을 접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런 해석을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번역은 원천 텍스트가 감싸고 있는 의미의 뉘앙스를 열어젖힐 수 있다. 번역은 꽃봉오리를 활짝 피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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