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이윤기 아저씨가 좋다. 그의 동인문학상 작품이었던 숨은 그림 찾기를 읽고 무작정 좋아하기 시작해서 그분이 쓰신 작품들을 이리저리 찾아 읽고 또 좋아하고.. 그랬다. 그래서 아저씨의 그리스·로마 신화 역시 찾아 읽었다. 예전에 나온 1권은 서점에서 서서 읽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린 서점에서, 이윤기씨의 새 책이 나왔노라 하기에, 그냥 빨려들듯이 책 속에 들어가 읽어버렸다. 그 때의 경험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2권 역시 춘천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읽었다. 절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춘천으로 가게 되어 그 사람의 얼굴을 보러간 여행이었다. 그 사람 집에 이 책이 있기에 다음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하고 오는 차안에서 읽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책까지 얻어왔으니, 그 여행에서의 수확은 정말 풍성했던 것 같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는 어느새 경춘가도가 아닌 그리스의 신전으로 날아가 있었다. 2권에 테마라고 할 수 있는 신들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도 격렬하고 치열한 것이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적인 운명의 이야기에선 내 눈마저 뽑혀져 버릴 것만 같았다. 간간히 느껴지는 이윤기 씨의 입담을 듣고 나니, 그에게 최고의 언어술사란 이름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오랜 연마 끝에 얻게된 귀한 재능이란 생각이리라.

단단하다고 모두들 여기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깨지고 마는 금기들. 나는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아무리 단단한 관념일지라도 언젠가는 깨어지고 부셔지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그런 모습 말이다. 지금은 어림없이 보이는 사랑의 형태가 예전부터 많이 이야기되어오고, 심지어는 신들이 주인공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들의 비극 적인 결말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란 느낌도 들었지만, 무언가, 어딘가 내 가슴 한편에는 찜찜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작가는 아마도 이런 감정을 노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정당한 것인가' 나 역시 단단한 껍질 속에서 내 자신을 더 딱딱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너무나 뻔하디 뻔한 느낌이긴 하나, 신화를 읽으면서 옛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나를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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