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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림으로 심리 읽기 - 그림 속에 숨겨진 진짜 나를 찾아 떠나는 심리치유 여행
옌원화 지음, 박지민 옮김 / 웅진서가 / 2014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한참 미술심리를 배울 때라 심리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 책은 내가 고른 책들 중에서 가장 두꺼운 책이었다. 그러다 보니 왠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건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제목과 달리 책 두께만큼이나 조금 무거워 보이는 책 표지 때문이기도 했다. 표지에는 겨울 코트를 입고 스카프까지 두른 성인 남성이 돌아서서 미술관에 온 듯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통해 왠지 이 책은 어려운 전문 용어들로 심리를 풀어 놓은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쉽게 손을 내려놓지 못했고 거의 하루 만에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어버리게 되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의 첫 부분에 간단한 설명과 함께 독자로 하여금 그림을 그려보도록 하게 한 것이었다. 꼭 전문 심리상담사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정도는 그림을 해석하는 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정말 유용했다. 심리에 대해 배울수록 이 세상에 100% 정상인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삶의 무게는 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일 뿐 마음에 힘겨움은 다 갖고 있다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찾아서 읽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이렇게 간단이나마 자신의 그림을 그려보고 그림에 담긴 자신의 마음과 마주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친절하게도 그림을 해석하는 방법을 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잘 성명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다만 한 가지, 이 책을 읽기 전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잘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타인의 그림을 분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그림심리 분석을 잘못 활용하면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림을 해석하기에 앞서 상대의 말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그림 자체보다 상대가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는 내용에서 더 많은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14 중에서 -
“예전에는 어딜 가도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물론 돌아보면 나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이번 상담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며, 다른 사람을 계속 주시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이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 <그림으로 심리읽기> p70 중에서 -
“눈을 감고 당신의 집 앞에 길을 그린다고 상상해봐요.”
“상상으로 문을 바꿔 달았더니 훨씬 마음이 편해졌어요.”
머릿속으로 그림을 고쳐 그리는 작업은 문제의 시작점을 바꾸는 의미가 있다. 즉 그림을 바꿈으로써 잠재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91 중에서 -
“그림 속의 천마처럼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어요. 구속 받는 건 정말 싫어요.”
하지만 말의 몸, 특히 몸의 뒷부분은 무거워 보였고 꼬리 부분에만 움직임의 기세가 나타나 있었다.
“그건 천마가 힘을 모아서 도약하려는 중이어서 그렇습니다. 이 모습은 실제 내 모습과 같아요. 마음은 훨훨 자유롭게 높이 날고 싶지만 가정이나 직장 상황 때문에 높이 날 수가 없거든요.”
이촨은 무언가가 자신이 높이 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그림을 보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날개를 더 크게 만들거나 몸집은 줄여야 천마가 날 수 있습니다.”
날아오를 수 있는 실력을 증강시키거나 부담들을 떨쳐버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림을 보며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는 건 이미 마음속 깊은 곳의 어떤 것과 접촉한 상태라는 의미이므로 상담 과정에서 매우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 아촨은 날개를 크게 만든다거나 몸집을 줄인다는 것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스스로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미 그려놓은 그림을 어떻게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자아에 대한 형상을 바꾸는 일과 같다. 잠재의식은 변화된 그림을 받아들임으로써 행동까지 변화시키게 된다. 이것이 심리 상담에서 활용되는 그림의 놀라운 힘이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134 중에서 -
심리에 대해 알아갈수록 느끼는 것은 마음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상황이나 환경은 똑같다 하더라도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불행할 수도 행복할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다. 불행한 삶을 살지 행복한 삶을 살지는 결국 내가 결정하는 것이었다. 억만금이 있어도 내가 불행하다면 그것은 불행한 삶이고, 단 돈 1천원이 있더라도 내가 행복하다면 그것은 행복한 삶일 테니 말이다. 물론 뭐든 너무 극단적인 것은 좋지 않으니, 현실은 완전히 무시한 채 마냥 나는 괜찮다 나는 행복하다 여기는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적어도 나의 삶을 불행하지는 않게 할 수 있는 힘이 내 자신에게 있으니 이왕이면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사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바로 마주하는 것이 필요했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 나는 미술심리야 말로 자신도 모를 수 있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싶었다. 그림 속에 담기는 나의 의식과 무의식을 통해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뭘 원하는 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심리에 대해 배우면서 나는 긴긴 시간 동안 나를 찾아 떠돌아 다녔던 힘겨웠던 여정을 드디어 끝낸 느낌이었다. 더 이상 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생각하면 되었으니 말이다.
상담은 징징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에 관해 진행됐다. 징징은 결국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녀는 결혼과 연애시절을 돌아보면서 아내라는 역할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편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기의 마음은 바꿀 수 있으니, 먼저 변화를 꾀하면 남편에게도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174 중에서 -
열 장의 그림은 한 사람의 직업을 바꾸게 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물론 신얼의 인생을 바꾼 씨앗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녀의 가슴속에 있었겠지만, 그림 분석이 그 씨앗을 건드렸고 그로 인해 씨앗이 발아하고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성장을 직접 보게 되면 상담자의 시선도 한층 더 깊어진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198 중에서 -
“만약 직업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당신은 언제나 생각만 하다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당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입니다. 행동이 모든 것을 이긴답니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417 중에서 -
“막 졸업한 학생들은 직장인으로서의 역할과 학생으로서의 역할이 같다고 착각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 여전히 공부하고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분께 말하고 싶은 것은 일을 하러 가는 것은 무언가 성과를 내고 공헌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회사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 어떤 회사도 이익 창출이 최우선입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죠. 설령 일하면서 배움이 필요하다 해도 대부분 근무시간이 아닌 여가시간을 이용합니다. 공부와 배움, 학습은 회사에서의 주요한 임무가 절대 아닙니다. 이 점을 모두들 분명하게 인식하기 바랍니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424 중에서 -
현재의 나는 사람들을 돕는 하나의 도구로서 그림심리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달리 말해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그림을 분석할 뿐이다. 따라서 그림을 분석한 뒤에 반드시 던지는 질문이 있다.
“이제 그림을 다시 그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그릴 건가요?”
나는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함으로써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다.
- <그림으로 심리읽기> p456 중에서 -
이 책에 담긴 300여 가지의 다양한 사례들은 그림에 담긴 마음을 읽는 방법을 보다 쉽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나의 마음과 생각을 보다 잘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림을 통해 마음을 읽는다는 것. 그것은 경험할수록 정말 놀랍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때론 나 자신도 내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를 때가 있는데, 그림은 나조차도 모르는 내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해줌으로써 내가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도 그런 놀라움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심리학자로서 그러한 경험을 많이 했기에 보다 많은 이들이 그런 놀라운 체험을 하고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게 되길 바라면서 이 책을 썼지 싶다. 무엇보다 감명 받았던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책 끝부분에 남김 말이었는데, 그림심리 분석을 사람들을 돕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과 그림 분석을 한 뒤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함으로써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것이었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