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살림지식총서 444
김도윤 지음 / 살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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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들어봤을 셰익스피어. 너무나 유명하다보니 그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그의 유명세에 비해 많지는 않은 듯하다. 우선 나만해도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고, 그의 작품들을 대략 알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나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예전에 그의 유명세에 밀려 셰익스피어 작품을 찾아 읽어보기는 했지만, 그 어마어마한 양에 부담을 느껴 그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눈으로 읽기만 했었다. 한 번 그러고 나니 다시 그의 작품을 읽을 마음이 쉽게 생기지 않았다. 그저 그의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영화를 보았을 뿐 말이다. 그러다 보니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내 스스로 마음 깊이 느꼈다기보다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할 뿐이었다.

 

 

햇릿(Hamlet)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 that is the question.

[햄릿] 3155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15 중에서  

오델로(Ohtello)

공기같이 가볍고 사소한 것도 질투하는 이에게는

성경의 증거만큼 강한 확신을 주는 확증이 될 수 있다.

Trifles light as air

Are to the jealous confirmations strong

As proofs of holy writ.

[오델로] 33319~321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23 중에서  

맥베스(Macbeth)

맥베스는 잠을, 무고한 잠을 살해했다.

Macbeth does murder sleep, the innocent sleep.

[맥베스] 2236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28 중에서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사랑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 본다.

그렇기 떄문에 큐피드는 장님으로 그려져 있다.

Love looks not with the eyes, but with the mind.

And therefore is of Cupid painted blind.

[한여름 밤의 꿈] 11234~5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34 중에서 -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나의 적은 당신의 이름뿐입니다.

, 다른 이름이 되세요.

이름에 무엇이 있는지요?

장미를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해도 달콤한 향이 나잖아요.

T is but thy name that is my enemy...

O, be some other name.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

[로미오와 줄리엣] 2238~44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38 중에서  

템페스트(The Tempest)

이 쉬운 작업을 나는 쉽지 않게 만들리라.

지나치게 가벼운 승리는

상급도 가볍게 만드는 법이다.

But this Swift business

I must uneasy make, lest too light winning

Make the prize light.

[템페스트] 12451~454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43 중에서  

베니스의 상인(Merchant of Venice)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어떤 판결이 두렵겠는가?

What judgment shall I dread, doing no wrong?

[베니스의 상인] 4189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49 중에서  

겨울 이야기(Winter's Tale)

결백함은 모함을 부끄럽게 할 거이고,

포악함은 인내심 안에 떨 것입니다.

Innocence shall make

False accusation blush, and tyranny

Tremble at patience.

[겨울 이야기] 3228~30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53 중에서 -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에 대해 알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들, 셰익스피어가 그린 인물들 등으로 된 이 책의 깔끔한 구성은 멀게만 느껴지던 셰익스피어에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들을 간단한 줄거리와 작품의 의의로 요약 정리한 파트에서 나는 그동안 알고 싶었지만 알 수 없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예전에 내가 힘겹게 눈으로만 읽느라 잘 파악할 수 없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의 줄거리를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왜 그렇게 유명할 수밖에 없는지 가슴 깊이 느끼게 되었다.

 

예전에 나는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나의 이런 생각은 책을 읽을 때도 많이 작용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은 그 책에 대한 소개나 설명, 분석한 글을 안 읽으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가끔은 작품을 만나기 전에 미리 그 작품에 대한 설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도 이 원리는 그대로 적용되었다. 때론 책에 대해 아는 만큼 그 책에 담긴 깊은 의미 이해했을 때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을 통해 나는 전에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새로운 것들을 느끼게 되었다.

 

 

수백 년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사랑을 받아 온 이유는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사랑과 증오, 위선, 진실, 즐거움, 슬픔과 같은 다양한 감정이다. 셰익스피어는 이런 인간의 본성을 뛰어난 솜씨로 작품화했고, 덕분에 그의 손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은 지금도 우리들 사이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p91 중에서 -

      

알면 알수록 대단하게 느껴지는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그는 과연 이런 작품들을 어떻게 쓸 수 있었을지. 그의 작품들이 너무나 대단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가 혼자 이 모든 작품들을 다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지 싶다. 한 두 작품도 아니고 그가 쓴 대부분의 작품들이 여러 세대를 거쳐 계속해서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고 많은 이들에 의해 재창조되고 있으니 말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구성면에서도 절대 단순하지 않고, 내용면에서도 절대 얕지 않았다. 많은 이들에 의해 계속해서 재조명되며 꾸준히 관심을 잃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의 작품에 양파처럼 까도까도 속을 알 수 없는 깊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 적혀 있는 것처럼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수백 년간 사랑을 받아 온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뛰어난 솜씨로 작품화했기 때문이지 싶다. 그의 작품에서 표현된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다양한 감정들을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 수 있었을까. 벌써 세상을 산 지 30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나는 아직도 내 감정 하나조차도 잘 모를 때가 많은데 말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캐릭터들을 통해 표현되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수많은 관계들. 언젠가 시간을 내서 다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봐야지 싶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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