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님이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31
김향이 지음, 설은영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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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이들이 강아지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어릴 때 꼭 한 번씩은 부모님께 강아지를 키우자고 졸라본 기억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강아지를 좋아해서 어릴 때 부모님께 강아지를 키우자고 떼도 많이 썼었다. 하지만 정작 결혼해 내 집을 가진 지금은 강아지 키울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아마 강아지를 키우라고 누가 주더라도 못 키우겠다고 하고 돌려보낼 것 같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잘 알기 때문이다. 먹이고, 씻기고, 산책시키고, 예방접종 맞히고. 강아지를 키우려면 아이를 키우는 것 못지않은 정성과 사랑을 강아지에게 쏟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섣불리 강아지를 키울 수가 없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도 모르게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강아지를 키우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직접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책임감과 의무감뿐 아니라, 사랑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기계로 둘러싸인 삭막한 세상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강아지야 말로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을 알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주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강아지. 그런 강아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강아지를 키우자고 하면, 아이들에게 강아지를 키우는 것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알려준 뒤 키워볼까 싶다.

 

강아지를 직접 키우며 강아지와 사랑을 나눠보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놓치는 것이란 생각까지도 들었다. 나 역시 어릴 때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있기에 강아지가 주었던 무조건적인 사랑을 통해 사랑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듯이 말이다. 부모님도 물론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시지만, 부모님은 강아지만큼 애정표현을 많이 하지 않으시고 또 강아지처럼 항상 나만 바라보고 계시지는 못하시니까. 이 넓은 세상에 나만을 바라보고 나를 필요로 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어린 마음에도 큰 안정감을 주었다.

 

또한 강아지를 키워봤기에 이 책에 나오는 꽃님이를 보며 공감할 수 있었고, 강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니까. 나도 어렸을 때 은미처럼 이사가기 얼마 전에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몇날 몇일 온 식구가 강아지를 찾느라 동네방네 다 돌아다녔지만, 강아지를 찾을 수 없었다. 이사를 온 뒤에도 얼마동안은 전에 살던 동네로 가서 강아지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강아지는 끝내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 강아지는 길거리를 헤매다 죽었을 거라고 생각해왔었다. 근데 꽃님이의 이야기를 보고, 어쩌면 우리 강아지도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잘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은미처럼 또 나처럼 강아지와의 추억을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은 우리 두 아이들만으로도 벅차지만 말이다. 그래도 조금 상상해본다. 우리 아이들이 강아지와 함께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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