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의 시계 - 인연은 시간의 선물이다
장준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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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며 난 많은 상상을 했었다. 산타클로스의 단어가 들어간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로맨틱한 기분을 느끼면서. 게다가 이 책을 읽을 때쯤이 크리스마스 시즌이었기 때문에 더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실망도 컸고 말이다. 크리스마스에 얽힌 재미있는 소설일까? 아니면 크리스마스에 만난 여러가지 인연의 에피소드가 담긴 에세이일까? 많은 상상을 했던 나의 기대를 와르르 무너트리면서.

 

첫 장을 넘기며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타클로스의 시계’라는 제목으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첫 이야기 때문에. 첫 이야기는 ‘모든 것은 마음속에서 윤회한다’는 큰 제목 아래, ‘성철 큰스님의 미소라는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불교에 대해 배타적이지는 않지만, 기독교 신자인 나로서는 굳이 불교 서적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첫 장을 넘겼으니 다음 장도 넘길 수밖에 없었다.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더라도 다른 종교에 대해 아는 것은 나쁘지 않으니 한번 읽어보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책장을 넘겼다.

 

제목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의아스러운 한 단락이 끝나고 나자, 드디어 이 책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더더욱 의아스러운 이야기의 또 다른 시작이었고,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 내일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인포탱크 사장님의 개인 자서전이었다. 책 제목과 표지를 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던 내용의 이야기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장님이 대단한 분이신 건 확실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내용은 절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었다. 타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통해 배우는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정말 너무 소소한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조금 민망하기까지 했다.

 

이 책에서 내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가족과 보낸 크리스마스 이야기였다. 크리스마스 때면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서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아빠들이 돌아가면서 산타 할아버지 역할을 하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었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나도 아이들이 조금 크면 크리스마스 때 멋진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가 알려준 아이디어는 정말 좋았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 잠깐 창밖으로 관심을 유도한 뒤, 산타를 등장시키는 것이었는데, 나도 다음에 꼭 이 방법을 활용해보려고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사람과의 인연을 중요시 여기며, 세상을 넓고 길게 본 이가 어느 정도 삶을 완성시킨 뒤 돌아보며 남긴 이 책. 이 책은 삶에서 만난 인연은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이 왜 산타클로스의 시계에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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