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로 가는 길
이미애 지음 / 바다출판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어느날 누군가 나한테 던진 한 마디에 나는 독서에 다시 열을 올리게 되었다. "작가니까 책 정말 많이 읽겠어요".... 최근 들어 바쁘다는 핑계로 게을리 한 책 읽기. 난 너무 많이 부끄러워졌다. 재료도 없이 요리하겠다고 덤비는 요리사 정도..로? 갑작스럽게 단 작가라는 명찰이.. 아직까지도 너무나 어색하기만 한데.. 매년 세우는 나의 독서 계획을 위해서라도. 독서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지 싶었다.

 

내가 집은 책은 방송작가로 가는 길. 나름대로 공채(?)로 들어온 작가의 길이긴 하지만.. 조금은 특수한 케이스로 들어오게 된 나. 대부분의 작가들이 거쳐오는 아카데이에 발 한번 들여놓은 적 없고, 작가를 꿈 꾸며 국문학과를 전공하지도 않았으니. 궁금했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되는지..

 

아마.. 지금 누가 나한테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면 난 정말 마땅히 해줄말이 없다. 아마도 난 "좋아하는 일 찾아서 열심히 하면돼"라고 말 해줄 것 같다.

 

내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작가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중인 나.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절실히 느꼈다. 난 아직 노력한게 아니었다. 지금 상황에 충실했을 뿐.. 나의 오늘이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던 내일이였다는 걸.. 잘 깨닫지 못한채 살아가는 것처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쩜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던 일일 수도 있다는 걸.. 종종 잊고 지냈던 것같다..

 

작가라는 호칭만큼이나 방송 생활이 어색한 나.. 난 그냥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멘트 하나하나가 작가들의 글에서 나오는 것이였다니.. 사회자나 초대손님이 이야기를 제대로 못나누거나 하면 정말 말 못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그 것에도 이들의 노고가 숨겨져 있던 거라니.. 그리고 이젠 내가 그 일을 해야하는 거라니..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온 나의 27년의 인생. 내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며 쌓아온.. 짧지만 긴 나의 인생이다. 흘러흘러 오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금.. 여기가 나의 최종 종착역인 걸까? 아니면..? 우선은 지금에 충실하고 싶다. 작가로써.. 이미 단 나의 작가라는 명찰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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