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 - 밀레니엄 프로파일 1
로버트 서비스 지음, 정승현 외 옮김 / 시학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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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와 엥겔스가 나오면, 당연히(!) 레닌이 나온다고 예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구 소련의 정치체제가 붕괴하면서 레닌의 동상이 여기저기서 쓰러지는 것을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보았습니다. 레닌 자신은 결코 우상 숭배가 되길 원하지 않았습니다만, 스탈린을 비롯한 후계자들이 레닌을 ‘인간’에서 ‘우상’으로 탈바꿈시켜놓고 말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칼 맑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맑스 자신은 ‘맑스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으니까요.
레닌 동상이 철거되는 것이 ‘사회주의의 붕괴’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맑스의 이론을 현실 속에서 실천으로 성공한 사람이 바로 레닌이니까 말입니다.
즉, ‘과학적 사회주의 사회’를 구현한 최초의 인물이 바로 레닌이었기에 레닌 동상의 철거는 ‘사회주의 사회’의 붕괴와 같은 의미를 같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많은-특히 레닌의 적들-사람들은 레닌을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닌은 그 누구보다도 책을 좋아하고 토론하기를 즐겨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일방적인 독재자가 아니라 합리적인 정치가였던 것입니다.
물론, 그는 혁명을 일으킨 혁명가였으며 무장 투쟁으로 국가의 체제를 바꾸고 현대사를 송두리째 휘감아버린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만명의 한 걸음보다는 소수의 열 걸음을 더 가치있게 생각한 ‘정예 혁명가’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시기에나 그 시기에 맞는 인물이 나타난다고 본다면, 레닌은 전제정치에서 민주정치로 가는 과정에 나타난 불세출의 인물일 것입니다. 영웅은 그 스스로 나타나거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웅은 시대가 만들어내는 부산물이자 시대를 바꿔놓은 매개물이기도 합니다.
레닌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레닌의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일 것입니다.
맑스와 엥겔스에서 레닌으로 이어지는 혁명가의 대열은 마치 쇠사슬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결코 끊긴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맑스와 엥겔스는 19세기 말에 나타난 거대한 봉우리이고 레닌은 20세기 초기에 나타난 거대한 봉우리입니다. 매 시기마다 거대한 봉우리가 솟아올라 이어지면서 산맥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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