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축구팀 에이스와 오랜만에 그라운드 밖에서 만나 신나게 저녁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서야 아이폰을 열었더니 지옥이 펼쳐져 있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인터뷰 영상은 차마 다 보지도 못했다. 저렇게 피해자의 실명과 신상공개를 팩트체크의 기준처럼 삼는, 너무나 위험하고 유해한 보도 방식을 언제까지 봐야하는 걸까. 개다가 덧글창마다 여기저기 지옥이네. 삼성이 묻힌다는 둥(이 와중에도 정치공학이 어쩌고 하며 마치 자기들만 큰그림 볼 줄 아는 듯 누군가를 내려다보는 자세로 성폭력을 "상대적으로" 별거 아닌 작은 그림으로 후려치고 있는) 김어준 예언 운운하며 아무렇지 않게 2차 가해 퍼붓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런 2차 가해의 프레임을 거하게 짜주고 결과적으로 저런 안 그래도 나서기 힘든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했던 것만으로도 김어준 너는 쓰레기야. 양아치 새끼들. 전부 다. 


여러 생각들로 감정이 가라앉지 않아 결국 한 시간도 못 잤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오늘 받은 선물을 올려놓고 괜히 만지작거렸다. 위안이 되는 것이 필요한 밤이다. 내가 지나가듯 어딘가에 '우리 동네 커피 불모지'라고 썼던 걸 마음에 담아뒀다가 아직 십자인대부상도 다 안 나았으면서 맛있다는 커피가게까지 부러 걸어가서 더치커피와 원드를 삳사들고 온 친구의 마음 같은 것. 오랜만에 옛날에 살던 동네 먹자골목에서 함께 먹은 닭발의 맛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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