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김어준과 김어준 패거리들에 질색해왔지만 그전까지 양아치들이라고 생각해왔다면 요 며칠은 인간인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해일 몰려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 정서에서 아무런 발전도 없으며, 나꼼수 때도 보여준 젠더 감수성 제로(그 끔찍했던 "정봉주 감옥에서 요즘 성욕감퇴제 먹고 있으니 응원차원에서 가슴사진 좀..."으로 시작된 가슴 응원, 아 씨 지금도 욕나오네ㅋㅋ)에서도 발전이 없고, 솔직히 성폭력적 문화를 '쿨' 혹은 '솔직한 담론'으로 미화시키며 빠르게 전파하는 데에 딴지일보가 그 초석을 화려하게 깔아준 것에 대해 책임 역시 매우 큰 사람들이 저런 소리나 하고 있다 진짜. 나도 저런 태도는 결국에는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하며, 더 나아가서는 찔려서? 나꼼수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도 의심된다. 그렇게 정치적 공작에 이용될까 우려되면 니들끼리 자정해서 걸러낼 사람 걸러내서 이용될 거리를 없애면 되잖아. 그러면 남아날 사람이 거의 없을까봐 그렇게는 못하는 걸까?(진보권 좌파 세계에서도 성폭력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할 의지도 마음도 없으면서 많은 피해자들이 인생을 걸고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는 미투운동을 두고 저런 한가하고 속 들여다보이는 소리나 하고 있다니. 정치적 공작에 이용되지 않게 너희들이 알아서 잘하라고.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 페북에 저렇게 글을 올렸더니 분노의 덧글이 여러 개 달렸는데 그 중 한 분이 "이미 해일이 덮쳤는데.. 해일이 오고 있다는 그 상황 인식이 어이가 없어요... 그리고 김어준에 대한 지극히 당연한 비판을 난독증이라며 반박하는 난독증, 맥락맹이 너무 한심해요... 속이 터져요..."라고 다신 걸 보고 잠깐 생각했다. 그래, 김어준/패거리를 추종하거나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비판이 있으면 늘 비판의 상대방을 "난독증" "맥락맹"이라고 몰아 부치는 걸로 유난한데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 김어준류가 항상 취하는, 너희들은 미처 생각도 해보지 못한 뒷얘기를 해주마(<더 플랜>같은 음모론), 너희들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큰 그림'을 그려주마 같은 방식이 사람들의 어떤 취약하고(간절히 믿고 싶은 걸 믿고 싶은) 그래서 허영을 자극하는('큰 그림 그리는 사람'에 속하고 싶은) 마음을 건드려서 잘 먹히는 거 아닐까. 그러니 그걸 비판하는 사람들은 전부 뒷 얘기 생각도 못 하고 큰 그림 못 그리는 난독증/맥락맹으로 보이는 거겠지. 아오 그 놈의 ‘큰 그림’ 지겨워 죽겠네.